[PO 4차전]포수 블로킹 대결에서 엇갈린 희비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0.10.11 22: 28

[OSEN=잠실, 특별취재반]결국 블로킹의 승부였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플레이오프 4차전은 다시 한번 포수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한판이었다. 그것도 절체절명의 실점위기에서 포수의 블로킹 하나가 승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블로킹에 실패해 뼈아픈 점수를 허용했다. 삼성이 4-2로 앞선 5회초 2만루 공격. 두산 투수 김선우는 볼카운트 2-1으로 유리한 가운데 진갑용을 상대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졌다. 진갑용은 맥없이 헛스윙했으나 볼이 뒤로 빠졌다.

양의지는 갑자기 볼이 떨어지자 황급히 미트를 내밀었지만 너무 늦었다. 배터리의 볼배합 사인미스로 보였으나 일단 몸으로 볼을 막아 앞에 떨어뜨려 놓는 순발력이 뒤따르지 않았다. 두산은 그대로 한 점을 헌납했고 기록은 포수의 책임을 묻는 패스트볼이었다.
패스트볼의 후유증은 컸다. 김선우는 신명철 타석 볼카운트 1-2에서 옆으로 빠지는 폭투로 또 한 점을 보태주었다. 아무래도 패스트볼에 심리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흔들린 김선우는 이영욱에게 적시타를 맞고 3실점했다. 모두 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다.
반면 삼성의 노장포수 진갑용의 견고한 수비 하나로 두산의 추격을 뿌리쳤다. 그는 홈플레이트에서 주자를 막아내는 명품 블로킹을 선보였다.  6회말 2사1,2루에서 손시헌의 좌전안타가 나왔다. 2루주자 김동주가 발이 늦어도 충분히 홈을 밟을 수 있는 타구였다.
외야에서 홈으로 송구가 이어졌고 달려오던 김동주가 힘차게 슬라이딩했다. 볼을 받은 진갑용의 태그가 한 참 늦었다. 당연히 세이프라고 생각했으나 주심은 유심히 지켜보더니 아웃을 선언했다. 진갑용의 발에 막혀 김동주가 홈플레이트 터치에 실패한 것이다.
홈플레이트를 발로 튼튼히 막고 김동주의 오른발을 차단한 진갑용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두산이 만일 한 점을 얻었다면 3-7이 되면서 거센 흐름을 탈 수 있었다. 두산의 타격상승세를 감안하면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몰랐다.
더욱이 두산은 7회말 2사후 5득점, 동점 대추격전을 연출하고도 6회의 득점 실패가 발목을 잡아 역전에 실패했다. 두 포수의 전혀 다른 블로킹은 경기의 결과를 바꿔 놓은 셈이고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몰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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