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4차전] 안지만마저 무너뜨린 두산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11 22: 30

결국 안지만마저 무너뜨렸다. 댐의 둑을 무너뜨린 것이다.
두산의 가공할만한 집중력이 삼성 불펜을 완벽하게 깨부셨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8로 패배했지만, 무서운 추격전을 벌이며 삼성 불펜에 심각한 내상을 입혔다. 삼성은 2승2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으나 '최후의 보루' 안지만(27)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5차전이 걱정되는 대목이다.
안지만은 7-3으로 넉넉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7회 2사 만루에서 올라왔다. 만루라는 상황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점수차가 여유있었고 무엇보다 투수가 안지만이라는 점에서 삼성 선동렬 감독은 믿음을 가질 만했다. 안지만은 1차전에서 1점차 1사 1·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3차전에서도 끝내기 위기였던 9회 1사 만루에서도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제로였다.

하지만 두산 김경문 감독은 안지만을 상대로 손시헌 대신 김현수로 맞불 놓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현수는 안지만의 초구 변화구와 2구 직구에 반응조차하지 못하며 0-2이라는 불리한 카운트에 처했다. 하지만 3구째 높은 147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다이렉트로 맞히는 강렬한 라인드라이브를 날렸다. 너무 잘맞아 단타에 그쳤지만 2·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두산 타선은 멈추지 않았다. 양의지가 안지만의 바깥쪽 낮은 146km 직구를 결대로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뜨려 1점을 더 따라붙었다. 이어 이원석까지 안지만의 133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극적인 동점의 순간이었다. 안지만의 무실점 행진이 깨진 블론세이브의 순간. 두산은 7회에만 2사 후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묶어 5득점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8회에도 오른 안지만은 제구가 잡히지 않으며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1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 행운의 구원승을 따냈지만 아쉬운 피칭이었다.
두산은 비록 아쉽게 1점차로 패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안지만을 확실하게 무너뜨림으로써 최종 5차전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졌지만 얻은 것이 많은 두산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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