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보루' 안지만마저 무너졌다. 삼성의 최강불펜도 그대로 침몰하는가 싶었다. 위기의 순간 그가 마운드에 올랐다. '원조 에이스' 배영수(29)였다.
배영수가 무너질 뻔한 삼성을 되살렸다. 배영수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 2사 3루의 위기에서 7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무실점 퍼펙트로 막으며 팀의 8-7 승리를 지켜냈다. 믿었던 불펜이 모두 무너진 가운데 선발요원 배영수가 마지막 투수로 올라와 세이브를 따내며 경기를 매조지한 것이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4차전에서 투수들을 총동원했다. 선발 팀 레딩이 4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자 5회 곧바로 1차전 선발이었던 차우찬을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권오준-정현욱-이우선-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들이 모조리 투입됐다. 그러나 믿었던 불펜투수들이 흔들렸다. '최후의 보루' 안지만마저 연속타를 맞고 무너졌다.

8-7 아슬아슬한 1점차 리드를 지키고 있던 8회 2사 3루. 안지만은 김동주의 타구를 몸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이미 구위와 제구 모두 힘든 상태였다. 그때 마침 삼성 불펜에서는 배영수가 몸을 풀고 있었다. 배영수는 곧장 안지만과 임무를 교대해 마운드에 올랐다. 배영수는 첫 타자 최준석을 상대로 초구부터 142km 바깥쪽 낮은 직구를 던지며 승부했다.
이후 변화구 3개를 던지며 유인한 배영수는 5구째 145km 직구를 던져 최준석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했다. 한 고비를 넘기는 순간이었다. 9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는 김재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바깥쪽 낮게 깔린 147km짜리 직구는 때려봤자 땅볼밖에 되지 않았다. 이후 기가 살아난 김현수를 5구째 바깥쪽 낮은 137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배영수는 양의지마저 바깥쪽 낮은 140km 슬라이더를 던져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의 완벽한 피칭.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올라와있었다. 17개의 공 가운데 12개가 스트라이크였고, 4타자 중 3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잠실구장 3루측 삼성 팬들은 배영수의 이름을 목놓아 외쳐댔다. 무너진 불펜으로 절망에 처해있었던 삼성에게는 배영수라는 진정한 보루가 있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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