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亞 최고 영화제 위상 '확인' [PIFF 중간결산-①]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10.12 07: 26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고 영화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아시아의 내로라하는 톱스타들과 거장 감독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또한 아시아 대표 감독들은 자신의 신작을 소개하러 부산에 와 취재진들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라는 이견이 없는 평을 내놓았다.  
10월 7일 개막식부터 시작돼 9일간 개최되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지난해 70개국, 355편보다 다소 줄어든 67개국, 308편의 영화를 초청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월드프리미어와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각각 103편과 52편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유일한 장편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에 출품한 13편은 모두 월드 또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부산영화제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
■ 아시아 명장들, 부산국제영화제 ‘호평’   

부산국제영화제는 1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영화제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영화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아시아 영화의 창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톱 배우들이 모두 즐겨 찾는 영화제의 하나로 손꼽힌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명감독들이 이를 자신의 입을 통해 직접 전달했다.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적인 명장으로 손꼽히는 장이모우 감독은 “99년 4회 부산영화제에서 ‘책상서랍 속의 동화’가 폐막작으로 선정돼 처음 왔었다”며 “그때도 부산영화제의 느낌이 많이 좋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많이 발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가 돼 있다. 중국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한국 스타들을 좋아하는 중국 대륙 팬들이 많아서 현지 팬들의 관심도 지대하다”고 밝혔다.
대만의 명감독인 정초치 감독은 “부산영화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제이다. 부산영화제에 오게 된 것은 7번째이다. 올해는 ‘사랑이 찾아올 올 때’라는 신작을 가지고 왔다. 한국 관객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홍콩의 뉴웨이브를 선도하는 허안화 감독은 “부산영화제의 영화중에 99%는 내가 좋아하고 보고 싶은 영화이다. 1회부터 부산국제영화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제가 제일 신뢰가 가고 좋아하는 영화이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는 예술 영화이지만 일반 관객들이 봐도 좋을 재미있는 영화를 선정하는 것 같아서 좋아한다”며 “다른 영화제는 이게 드물다. 다른 영화제는 그래서 약간의 흥미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허안화 감독은 한국영화 산업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에 상업 영화이든지 예술 영화든지 균등하게 발전을 하는 것 같다”며 “지금은 한국영화 발전의 최고조에 이르는 것 같다”고 호평했다.
■ 때로는 위트있고 때로는 진지했던 기자회견장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취재진들이 한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올해 기자회견은 그 어느 때보다 위트가 넘쳤다는 것. 대표적으로 장동건과 현빈 탕웨이의 기자회견이 있다. 장동건은 영화 ‘워리어스 웨이’로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했다. 결혼과 득남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영화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변화에도 궁금증이 커져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장동건은 자신의 아이에 대한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며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켰다. 특히 여기에 더해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이제 할리우드 첫 진출 작품으로 배우로서 행보 역시 나날이 더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다른 고민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둘째?”라는 재치있는 멘트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현빈은 영화 ‘만추’로 호흡을 맞춘 탕웨이를 레드카펫에 홀로 서게 해 진땀을 빼게 됐다. 현빈과 탕웨이가 영화 ‘만추’의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했다. 탕웨이는 시종일관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진지한 자신의 소견을 펼쳐가던 중에 레드카펫에 홀로 걷게 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탕웨이는 현빈을 향해 “현빈씨 저한테 하실 말씀 없으세요?”라며 현빈을 향해 다시 질문을 던졌다. 현빈은 “레드카펫을 좋아하지만 드라마 촬영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탕웨이의 얼굴을 보며 “I'm Sorry”라고 말했다. 레드카펫의 뒷이야기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됐다.
톱스타들의 재치 있는 입담 외에 다른 한편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한 감독의 변, 그리고 한국 영화와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소견 등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오가는 자리도 많았다. 홍콩의 대표적인 여성 감독인 허안화 감독이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 ‘사랑에 관한 모든 것’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허안화 감독은 자신 역시 동성애에 대해 솔직히 영화를 찍기 전에는 편견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또한 동성애라는 것에 대한 아시아권의 편견과 영화 팬들의 편견으로 자신의 영화를 보러오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도 담담히 전했다.  
특히 한국에서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동성애 남자 커플에 대해 역작용으로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에 대해 “동성애에 대한 반대의 행위는 건강한 표현인 것 같다. 아무 상관도 하지 않고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이 좀 더 비합리한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진지하게 풀어냈다.
이에 이 기자회견을 이끌었던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스타들이 있을 때는 스타들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진지하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렇게 감독님 혼자서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진지한 담론들과 이야기가 오고가서 그 어느 톱스타들의 자리보다 의미가 있었던 좋은 자리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배우와 관객이 하나 되는 즐거운 만남
그 동안 영화 속에서만 봤던 배우들이었다. 그나마도 멀찌감치 먼 거리에서 촬영하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했다. 그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또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들, 그리고 일상적인 것들을 직접 묻고 답하는 시간이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펼쳐졌다. 이는 그 동안 스타들에 대한 동경이나 혹은 궁금증으로 목말랐던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를 가장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는 바로 원빈이었다. 원빈이 해운대 피프빌리지에 나타나자 해운대 앞바다가 떠나갈 듯 한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다. 가히 영화 ‘아저씨’ 이후 폭발할 듯 한 원빈의 인기를 실감케 했던 자리였다. 평소 원빈을 보지 못했던 팬들은 실제 원빈의 모습에 “멋있다!”는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며 원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갔다.  .
원빈 이외에 송창의 박신혜(‘소중한 날의 꿈’), 윤계상 정유미(‘조금만 더 가까이’), 아오이 유(‘번개나무’), 수애 유지태(‘심야의 FM’), 백진희 임슬옹 이종현 강민혁(‘어쿠스틱’), 이정진 김태우(‘돌이킬 수 없는’), 나카무라 토루(‘도시의 이방인’) 등의 스타들이 팬들과 해운대 야외 무대에서 만나 해운대를 들썩이게 했다. 
crystal@osen.co.kr
<사진> 민경훈,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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