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삼성, 몸쪽 공 피하지 않는 승부근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12 08: 44

몸쪽 공, 절대 피하지 않는다.
삼성의 투혼이 예사롭지 않다. 두산과의 2010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2승2패로 균형을 맞춘 채 최종 5차전을 기다리고 있다. 당초에만 하더라도 삼성의 우세가 점쳐졌었던 플레이오프였지만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이후 3연승으로 분위기를 탄 두산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는 어느 쪽의 우위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양 팀 모두 전력을 소모했다. 정신력 싸움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정신력하면 두산이었다. 두산은 선수 하나하나가 하나로 뭉쳐 무서운 응집력을 발휘하고 있다. 두산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예삿일이다. 하지만 삼성도 허슬이라면 이제 뒤지지 않는다. 특히 몸에 맞는 볼을 두려워하지 않는 승부근성을 발휘하며 승리를 향한 강한 열망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은 3~4차전에서 무려 7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두산 투수들의 제구도 문제였지만 삼성 타자들 또한 피하지 않았다.

삼성은 3차전에서 무려 5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팀 최다 사구 신기록이었다. 박석민이 홀로 두 번이나 맞았고, 김상수·이영욱·채상병이 한 차례씩 맞았다. 특히 연장 11회초에는 박석민의 사구를 시작으로 해 채상병의 사구로 점수를 얻을 정도였다. 4차전에서도 삼성은 박석민과 김상수가 한 차례씩 공을 몸에 맞길 주저하지 않았다. 박석민은 몸에 맞는 볼을 3개나 기록할 정도로 투혼이다.
 
중심타자 박석민은 13타수 2안타로 타율은 1할4푼3리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감각이 좋지 못하지만 몸에 맞는 볼을 3개나 얻어내면서 출루율은 3할8푼9리다. 3차전 김선우의 138km 공을 허벅지에 그대로 맞았고, 성영훈의 148km짜리 강속구도 무릎 근처 부분을 꼼짝하지 않고 그냥 맞았다. 4차전에서도 홍상삼의 131km 머리 쪽으로 향하는 공을 피하지 않고 어깨를 들이대다시피 하면서까지 맞았다. 어떻게든 출루하고야 말겠다는 불굴의 의지였다.
2년차 신예 김상수는 14타수 5안타로 타율이 3할5푼7리에 이를 정도로 좋은 감각을 과시하고 있지만 몸에 오는 공은 절대 피하지 않는다. 3차전에서 고창성의 122km 공이 오른쪽 종아리 아픈 부위를 향했지만 피하지 않고 맞았다. 4차전에서도 김상수는 고창성의 2구째 134km 직구가 머리 쪽으로 들어와 본능적으로 피했지만, 4구째 왼쪽 종아리 부근으로 향하는 118km 공은 눈을 질끈 감고 맞았다. 맞은 직후 절뚝거리며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1루로 걸어나갔다.
삼성은 5차례 중 한 차례를 빼곤 전부 몸에 맞는 볼 직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는 몸쪽 승부가 중요한 관건이다. 타자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을 경우 투수의 제구가 흔들릴 수 있다. 일종의 심리전이다. 5차전에서도 삼성 타자들이 두려움 없이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는다면 두산 투수들의 몸쪽 승부가 어려울 수 있다. 최종 5차전 키포인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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