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현경이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관객들에게 웃음보를 ‘빵’ 터트린 송새벽과의 호흡에 대해 “처음에는 얼굴만 봐도 너무 웃겨서 사실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고 있는 류현경을 11일 해운대 그랜드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류현경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극 초반 엄태웅의 연애조작단에 첫 의뢰를 하는 송새벽의 타깃녀로 출연해 첫사랑을 연상시키는 듯 한 수수하고 청순한 매력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펼쳐냈다.
상반기에 개봉한 영화 ‘방자전’에서는 춘향이의 몸종 향단으로 출연해 방자에 대한 마음을 거침없이 내보이며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모습과는 정반대되는 캐릭터. 특히 ‘방자전’에서 류현경은 이도령으로 출연하는 류승범과 격렬한 베드신을 선보여 관객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영화 ‘방자전’보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남자 관객들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방자전'은 오히려 여성 관객들이 더 좋아해주셨어요. 남자 팬들은 ‘시라노’처럼 좀 청순하고 얌전하고 약간은 새침한 캐릭터를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시라노’가 200만 관객을 넘고 사람들이 많이 보면서 제 미니홈피를 방문해주시는 방문자수가 많이 늘었어요. ‘방자전’에서는 그런 변화가 별로 없었는데 ‘시라노’ 개봉 이후에는 전보다 너무 많아져서 그걸 알았어요.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는 분들도 많으시고요.”
실제 류현경은 향단이처럼 표현에 자유스러운 솔직함을 지닌 사람일까, 아니면 영화 ‘시라노’처럼 겉으로 마음을 드러내는 데는 서툰 사람일까 궁금했다.
“향단이의 솔직한 면도 있어요. 약간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당당함 면은 조금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또 ‘시라노’에서 선화의 캐릭터에서도 저와 비슷한 면은 있어요. 선화는 어떻게 보면 작전을 짜는 송새벽한테 당하는 인물이기도 한데, 사실 제가 사람을 좋아하고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잘 속기도 하고 그래요. 사람을 잘 믿고 속는 그런 면은 비슷한 것 같아요.”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코미디와 멜로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올 가을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로 명성이 높다. 특히 초반에 송새벽과 류현경이 만들어가는 장면은 관객들의 배꼽을 잡는다. 송새벽이 타깃녀 류현경을 자신의 연인으로 만들기 위해 갖은 연극(?)을 선보이며 대사를 만들어서 하고 철저히 작전대로 움직이는 과정에서는 특유의 억양과 무표정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사실 송새벽 오빠랑 워낙 친해요. 송새벽의 실제 모습이 그대로 화면에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 진지하게 그렇게 대사를 하는 오빠의 모습을 보면 정말 너무 웃겨요. 처음에는 너무 웃겨서 쳐다보지도 못했어요. 웃겨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가는 오빠한테 말릴 것만 같았어요. 처음에 너무 웃어서 몇 번 NG를 낼 뻔했거든요.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이 악물고 진지한 감정으로 제 캐릭터에 집중하려고 애를 썼어요. ‘동요되면 안 된다’고 계속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연기했습니다.”
류현경은 7일 개막식부터 부산에 머물면서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을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 15일 폐막식까지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들을 모두 챙겨볼 심산이다. 영화 ‘악인’을 보고 나왔다는 류현경은 평소에도 절친한 언니 동생으로 알려진 최강희와 또 다음 영화를 보기 위해 자리를 떴다. 영화에 대한 열정은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연기, 그것 이상이었다.
crystal@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