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서 온몸으로 뿜어내는 고현정의 아우라는 설사 그녀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시청자라 할지라도 돌아서게 할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그토록 실질적인 왕권을 갖고 싶어했던 미실로 여성 캐릭터의 신 바람을 몰고온 고현정은 이번에는 SBS 수목드라마 '대물'을 통해 진짜 대통령이 됐다.
지금은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여장부의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를 주로 맡고 있지만 사실 고현정은 데뷔 초만 해도 긴머리에 뽀얀 피부, 청순함이 그대로 묻어 나는 청순미의 상징이었다.
데뷔 초인 1992년 SBS '두려움 없는 사랑', 대표작 1995년 SBS '모래시계' 등에서는 20대 초반의 청순한 여인을 연기했다. 사랑에 눈물짓고 아파하는 여인의 모습을 그려내며 고현정은 청순미의 대명사로 뭇 남성들의 이상형으로 자리했다.

이후 연예계에 컴백한 고현정은 2005년 SBS '봄날'에서도 아픔으로 입을 닿아버린 처녀로 등장해 지진희, 조인성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다. 컴백 전과 다름 없는 미모로 감탄을 자아냈다.
지금까지 '청순한' 고현정이었다면 2006년 이후 연기의 폭이 좀 더 다양해지고 고현정만의 색깔이 더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고현정은 2006년 MBC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를 통해 연하남과 사랑에 빠지는 노처녀 병희를 연기했다. 음란한 기사를 싣는 병희를 연기한 고현정은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로 고현정만의 노처녀를 탄생시켰다.
또 2007년에는 MBC 드라마 '히트'를 통해 살해 당한 사랑하는 남자의 복수를 하기 위해 경찰이 되고 결국에는 자신의 손으로 그 살해범을 잡고야 마는 집념 강하면서도 따뜻한 경찰로 분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고현정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
이렇게 청순녀, 노처녀, 경찰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온 고현정은 드디어 2009년 MBC '선덕여왕'을 통해 온 나라를 자신의 통치 아래 놓으려는 미실 군주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그녀의 연기 인생은 이 작품으로 다시 한 번 만개하는 느낌이 들었고 시청자들은 아낌 없는 환호를 보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고현정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최초의 여 대통령이라는 캐릭터로 다시 한 번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과연 미실과 다른 또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던 시청자들은 "역시 고현정"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 배우의 변신은 필수다. 그 길을 꾸준히, 그리고 쉼없이 걸어가는 고현정이기에 내일의 그녀가 벌써 기대가 된다.
happy@osen.co.kr
<사진>'모래시계''봄날''대물' SBS, '여우야 뭐하니''히트''선덕여왕' MBC 제공.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