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상기시킨 김동주-진갑용의 홈승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10.12 13: 05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 이를 막아내야 하는 포수. 동업자이면서도 서로를 넘어야 하는 숙명이다.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나온 두산 김동주와 삼성 진갑용의 홈플레이트 승부는 많은 생각을 교차하게 만들었다.
두산이 2-7로 뒤진 6회말 1사 1, 2루에서 손시헌의 좌전안타 때 2루주자 김동주가 홈으로 쇄도했다. 삼성 좌익수 최형우의 송구가 정확하게 홈까지 전달됐으나 타이밍에서는 분명 김동주가 세이프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동주의 슬라이딩한 발이 진갑용에 강력한 블로킹에 저지되면서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홈플레이트를 향해 발을 뻗었으나 진갑용의 오른발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결국 이날 두산은 7-8로 무릎을 꿇어 김동주의 홈쇄도는 더욱 아쉬움이 더했다.

이날 홈승부는 양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간의 격돌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 방식에서도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야구인은 이 장면에 대해 "김동주의 플레이가 미숙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김동주는 세밀한 홈 쇄도를 위해서는 스탠드업이 아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어야 했다. 발보다 좀더 민첩한 순간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동주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곤욕을 치렀던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이후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 진갑용이 미리 홈플레이트를 점유한 상태였으나 아직 볼을 가진 상태가 아니었다. 따라서 김동주는 메이저리그처럼 진갑용에게 바디체크 같은 강력한 주루플레이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후배가 있는 한국 정서에서는 역시 후배 김동주가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하지만 팀은 결국 1점차로 패했다. 반드시 이 홈 승부 탓으로 돌릴 수 없지만 분명 득점과 직결되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혹은 홈플레이트를 막고 있던 오른발을 직접 겨냥한 슬라이딩을 가했어야 한다. 진갑용은 주자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부분을 교묘하게 가리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간발의 차이로 보기 힘들 정도로 세이프 타이밍이었다. 김동주가 진갑용을 향해 몸으로 강하게 치고 들어갔어야 한다. 미국이었다면 달랐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당하는 포수보다 가하는 주자가 더 충격이 크고 다치기 쉽다. 때문에 이런 훈련도 반드시 해야 한다. 미리 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반드시 부상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런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미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가르시아의 홈 쇄도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한국 특유의 선후배 문화 뿐 아니라 기본적인 훈련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홈승부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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