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폭발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김현수(22)-김동주(34)-최준석(27)으로 이어지는, 두산 베어스 파괴력의 중심축인 '김동석 트리오'가 오는 13일 대구에서 보여줄 화력 발산 가능성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전적 2승 2패로 13일 대구구장에서 마지막 5차전을 맞게 된 두산. 플레이오프에서 맹타를 과시 중인 김동주, 최준석에 10일까지 2010 포스트시즌 타율 9푼1리(22타수 2안타)에 그치던 김현수가 제 타격을 선보이기 시작하며 고무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올 시즌 3할1푼7리 24홈런 89타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3할 타율 및 2년 연속 20홈런에 성공한 김현수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와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기 스윙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김경문 감독의 일침도 있었던 것.
사실 김현수는 지난 8월 하순부터 더 나은 다음 시즌을 위해 타격폼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오른발을 들어올리는 동작을 수정하거나 양 팔의 테이크 백 동작을 조금 더 앞당기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으나 결국 시즌 막판에는 올해 가장 자주 보여줬던 타격폼으로 회귀했다.
그러나 약점도 있었다. 오른발을 들어올리며 중심을 이동시키는 타격을 하려 했지만 정작 맞는 순간에는 양 다리 축이 겹쳐지며 제 힘을 확실히 내뿜지 못했던 것. 프로야구 초대 도루왕이자 천부적인 야구 센스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일권 본지 객원 해설위원은 김현수의 타격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잔동작이 많다. 특히 몸쪽 공에 확실히 대처할 수 없는 자세다. 오른발을 들어올렸다가 내리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빠른 공이 다가오면 결국 맞는 순간에는 양다리 축이 겹쳐진다. 크로스 스탠스로 공은 맞출 수 있겠지만 제대로 힘을 내뿜기는 힘들다. 떨어지는 변화구 대처에도 약점을 비추게 마련이다".
1할도 되지 않는 타격으로 인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수모까지 겪은 김현수. 그러나 그는 3-7로 뒤지고 있던 7회말 2사 만루에서 삼성 필승계투 안지만의 높은 공을 제대로 당겨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김현수가 가장 좋을 때의 타격 타이밍과 궤도가 제대로 맞아들어간 모습이었다.
또한 이 안타는 선수 본인의 자신감까지 북돋워줄 가능성이 크다. 연일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김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이번에는 뭔가 해줄 것 같다. 타이밍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라며 믿음을 비췄다. 만약 안지만을 상대로 또다시 2루 방면 범타에 그쳤다면 몸의 컨디션에 관계없이 크게 주눅들 위기에 처했으나 김현수는 스스로 높은 공을 기다리지 않고 때려내며 자신감까지 높였다.
김동주와 최준석에게는 이상이 없는 상황. 김동주는 플레이오프 4경기서 5할2푼9리(17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으로 주포다운 활약을 확실히 보여줬다. 고의볼넷 1개를 포함해 3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출루 능력 면에서도 위력을 발산 중.
특히 김동주는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각각 동점 좌월 투런과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페넌트레이스 동안 대구구장에서 2할3푼1리(26타수 6안타)로 저조했던 성적을 무색하게 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기록에 있어 안타(80안타), 타점(38타점), 루타(114루타) 신기록을 이미 작성하며 '걸어다니는 새 전설'로 자리매김 중이라는 것 또한 자존심 강한 김동주에게는 커다란 동기 부여와 같다.
플레이오프 들어 타격감을 확실히 끌어올린 최준석은 4차전 4회 배트결대로 밀어친 우전 적시타는 물론 7회에는 추격의 도화선이 된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정확한 배트 컨트롤을 자랑했다. 올 시즌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최준석은 가을잔치에서도 제대로 위력을 발산하겠다는 각오.
2001년 두산의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에는 타이론 우즈-김동주-심재학으로 이어진 우동학 트리오의 위력이 대단했다. 심정수를 현대로 트레이드했으나 그를 대신해 입단한 심재학이 심정수 못지 않은 활약을 선보인 것. 확실한 에이스가 없던 당시 팀의 약점을 상쇄한 타선의 파괴력으로 페넌트레이스 3위임에도 우승까지 차지했고 그 중심에는 '우동학 트리오'의 존재감이 있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모든 경기를 치르며 투수진의 체력 소모가 심각한 두산. 그들이 믿는 구석 중 하나인 '김동석 트리오'가 동반폭발로 팀의 상승세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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