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증명서’는 감독과의 우정에서부터 시작된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2시 서울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영화 ‘증명서’의 갈라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동호 집행위원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주연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자리했다.
줄리엣 비노쉬는 “우선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감독님과의 우정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며 “압바스를 방문하러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갔었다. 그 전에는 칸 영화제에서 여러 번 만났다. 그 분이 칸에서 테헤란에 여러 번 오라고 했었다. 하지만 막상 감독님을 믿고 가려고 했는데 ‘어떻게 가지?’라는 걱정도 했다. 서양과 중동의 사이가 좋지 않고 신문에서 끔찍한 일들이 게재되고 그랬지만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감독님이 그렇게 끔찍하지 않으니 와서 확인하라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처음에 감독님 집에 갔을 때 남녀가 한 집안에 있으면 이상하게 생각될 수도 있고, 감독과 여배우가 같이 있으면 관계의 좀 소문이 돌 수 있어서 그 부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인생의 공유, 우정을 원하고 관계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더니 안도의 한숨을 쉬시면서 ‘그런 관계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하셨다. 그래서 다음부터 아주 아름다운 오픈되고 개방된 우정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후 서로 각자의 연애생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증명서’의 기반이 되는 이야기를 ‘나한테 일이 있었다’고 완벽한 영어로 40분 정도 이야기를 해주셨다. 감독님이 ‘내 말이 믿어지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그게 실화가 아니라고 했었다. 감독님이 저를 가지고 장난을 치며 완전히 믿게 만들고 그러면서 이야기가 시작됐고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자를 구했다. 이태리의 작은 마을에 도착했을 때 초현실적이면서도 사실적이었다. 그래서 마치 꿈의 나라 같이 촬영을 했는데 그래서 이 영화가 제 마음속에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줄리엣 비노쉬는 86년 레오 까락스 감독의 ‘나쁜 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여, 이후 ‘프라하의 봄’과 ‘퐁네프의 연인들’ 등의 화제작으로 파리를 대표하는 여배우가 되었다. 1993년 폴란드의 거장 키에슬로프스키의 세 가지 색 시리즈 중 ‘블루’에서 남편과 아이를 잃은 슬픔에 직면한 작곡가를 연기하여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1997년에는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영화 이외에도 연극, 무용계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선보이는 ‘증명서’로 제63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증명서’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기존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시도하는 작품이다. 토스카나 의 마을에서 만난 남녀의 기묘한 애정행각이 이야기를 이룬다. 작가인 영국남자 는 갤러리를 운영하는 프랑스 여인을 만나 하루 동안 부부 행세를 하며 관광을 한다. 이를 통해 키아로스타미 특유의 가짜와 진짜 사이의 경계에 관한 물음이 던 져진다. 얼핏 보기에 로셀리니의 유명한 영화 ‘이탈리아 여행’을 닮아있지만 보 다 깊이 있는 주제를 살필 수 있다.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차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대화와 사색을 통해 키아로스타미 영화 세계를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 보다 확장된 세계의 경계를 뛰어난 배우들과 함께 구현해 낸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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