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이란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 아시아에서 영화를 계속 찍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2시 서울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영화 ‘증명서’의 갈라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동호 집행위원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주연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자리했다.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이란이 아닌 해외에서 영화를 계속 찍고 있는데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 등지가 될 것 같다. 아시아에서 찍을 것은 확실하다. 이게 꼭 제 마음에 드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이란에서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란에서 영화를 만들기 쉽지 않아서 아무래도 당분간은 이란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촬영할 것이다”고 밝혔다.

“물론 저는 제 언어로 제가 익숙한 모국어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편하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다른 언어로 만든 영화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언어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언어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부산영화제와 인연이 갚은 세계적인 거장 감독이다. ‘클로즈 업’,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리브 나무 사이로’, ‘체리향기’, ‘ABC 아프리카’,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옴니버스영화 ‘그들 각자의 영화관’ 등이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2회(1997)에 핸드프린팅, 10회(2005년)에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과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였다. 올해는 작품 <증명서>와 함께, AFA(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을 맡아 아시아의 영화학도를 지도하게 된다.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영화 ‘증명서’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기존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시도하는 작품이다. 토스카나 의 마을에서 만난 남녀의 기묘한 애정행각이 이야기를 이룬다. 작가인 영국남자 는 갤러리를 운영하는 프랑스 여인을 만나 하루 동안 부부 행세를 하며 관광을 한다. 이를 통해 키아로스타미 특유의 가짜와 진짜 사이의 경계에 관한 물음이 던 져진다.
얼핏 보기에 로셀리니의 유명한 영화 ‘이탈리아 여행’을 닮아있지만 보 다 깊이 있는 주제를 살필 수 있다.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인 차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대화와 사색을 통해 키아로스타미 영화 세계를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 보다 확장된 세계의 경계를 뛰어난 배우들과 함께 구현해 낸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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