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新 흥행 코드, '입소문'을 잡아라!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10.12 16: 35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데에 있어 영향을 끼치는 외적 요소들은 무수히 많다. 주연 배우들의 이름값과 높은 제작비, 영화 소재 및 배경의 화제성, 시대 상황, 언론과 평단의 평가, 관객 반응 등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언론 및 평단의 평가는 흥행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였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영화라 할지라도 평론가들에게 ‘최악의 작품’이란 평가를 듣게 되면 관객으로부터 외면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업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관객들의 참여가 갈수록 확대되고, 이들의 목소리를 내세울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늘어나면서 영화사가 언론 시사회보다 일반 관객 시사회에 더욱 열의를 보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른바 입소문의 중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변변한 스타 하나 없어도, 제작비에 막대한 돈을 쓰지 않아도 관객들의 입소문 하나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전설을 쓰고 있는 ‘시라노; 연애조작단’(이하 시라노)과 코믹함과 감동의 산뜻한 조화 ‘방가?방가!’, 영화 인기에 촬영장까지 붐비고 있는 ‘레터스 투 줄리엣’(이하 줄리엣) 등이 대표적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카피로 짝사랑 중인 사람들은 물론, 현재 사랑하고 있는 전국의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시라노;연애조작단’은 몇 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 고공행진 중이다. 영화 촬영장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인 움직임과 비밀 작전 수행처럼 완벽하게 짜인 각본으로 의뢰인의 사랑을 이루게 한다는 독특한 내용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애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주인공(엄태웅)이 옛 사랑(이민정)과 의뢰인(최다니엘)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겪는 갈등 등 극적인 설정이 눈길을 끈다. 한 번쯤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 구성 및 세심한 대사도 감동을 더한다는 평가다.
스타급 배우들은 아니지만 엄태웅, 이민정을 비롯해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최다니엘, 톡톡 튀는 매력의 소유자 박신혜 등이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고, 송새벽, 박철민 등 비중 있는 조연들도 영화의 재미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그런가 하면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줄리엣’은 외화일 뿐더러 여성 관객 위주인 로맨스 영화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7일 개봉한 이래 꾸준한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개봉 첫 주,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에 오르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줄리엣’은 전 세계 여성들이 사랑의 사연을 보내는 이탈리아 베로나의 명소 ‘줄리엣의 발코니’에서 주인공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우연히 50년 전에 보내진 러브레터를 발견 하게 되고 그로부터 시작되는 사랑 찾기를 담았다. 첫사랑에 대한 그리운 기억과 이를 찾아가는 감동적인 스토리,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설렘 등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필수 요소들로 무장했다.
이에 더해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이탈리아 베로나, 시에나의 그림 같은 풍경들이 화면 가득 펼쳐진 것은 물론 테일러 스위프트가 부른 중독성 강한 삽입곡 ‘러브 스토리(Love Story)’까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12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친 김인권의 ‘방가?방가!’ 역시 관객들의 입소문 덕분에 승승장구하고 있는 작품이다. 5년의 백수 생활 동안 주차장, 커피숍, 공장, 막노동 등 안 해본 일이 없는 최강 백수 방태식이 동남아 삘 외모 덕분에 부탄인 방가로 변신하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분투기로 개봉 첫 주말, 개봉작 중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3주째인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어 ‘슬리퍼 히트’작으로 꼽힌다.
개봉 한 달 전부터 진행한 5만 명 대상 시사회로 먼저 영화를 접한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방가?방가!’는 어느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설정과 사회 문제를 꼬집으면서도 어둡지 않게 풀어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명품 조연에서 코믹 지존 주연으로 거듭난 김인권과 코믹 애드리브의 진수를 보여준 김정태, 첫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신현빈이 함께 해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릴 강력 코미디로 주목 받고 있다.
톱스타와 스타 감독, 막대한 자본이 없어도 철저한 기획력과 진정성 있는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 영화들.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장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의 흥행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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