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조용형의 '포어 리베로' 실험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0.12 22: 01

"조광래 감독이 조용형에게 많은 부분을 기대했던 것 같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강영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조광래 축구 대표팀 감독이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73번째 한일전에서 의욕적으로 선보인 포어 리베로(Fore Libero)의 얘기다.
포어 리베로는 스리백과 포백의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전술. 평소 스리백의 일원으로 수비를 이끌면서 공격 시에는 미드필더로 전진해 수비의 안정과 공격 점유율의 향상을 노리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서는 조용형이 이 전술을 구현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조광래 감독도 포어 리베로를 공개하면서 조용형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한일전에서 드러난 포어 리베로는 실망스러웠다.
수비에서는 상대의 침투 패스를 예측하지 못하면서 수동적인 플레이에 그쳤고 공격에서는 부정확한 패스로 맥을 끊었다. 기대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한국이 전반 내내 일본에 주도권을 내준 이유이기도 했다. 후반 들어 기성용의 투입으로 공격의 활기를 되찾은 것이 다행이었다.
포어 리베로는 분명히 좋은 기술이다. 전술의 특징과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말이다. 문제는 그 장점만큼 부담도 크다는 데 있다. 포어 리베로를 맡는 선수에게 체력적인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높은 전술 이해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시도는 예견된 실패라는 평가가 많다. 포어 리베로를 수행한 조용형의 컨디션이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변하지 않는 흐름이다. 조용형의 소속팀 알 라얀이 지난 9월 시즌을 마친 것도 한 원인이다.
익숙지 않은 미드필드 조합도 문제였다. 조광래 감독은 박지성의 결장으로 공백이 드러난 미드필더 한 자리에 신형민을 투입했지만 결과는 밸런스 파괴였다. 신형민은 롱 패스가 뛰어난 선수로 조용형과 역할이 겹칠 수밖에 없었다.
포어 리베로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강영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조광래 감독이 조용형 선수에게 많은 부분을 기대했던 것 같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조용형이 전반에만 두 차례 기록한 실책이 한국이 고전한 원인이었다"고 진단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도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은 마찬가지. 김대길 해설위원은 "한일전의 고전은 중원 싸움에 밀린 결과다. 경기 운영능력과 볼 소유능력 등 많은 부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조용형과 신형민이 윤빛가람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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