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부 대작 MBC 월화극 '동이'가 12일 종영을 맞았다.
'대장금'의 이병훈 감독이 또한번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제 2의 대장금이라는 기대가 높았으나, 결과적으로 방송 내외적으로 '대장금'에는 한참 못미치는 성적으로 마감했다.
지난 3월 23일 첫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달려온 '동이'는 긴 시간만큼이나 다양한 화제와 이슈를 만들어냈다. '깨방정 숙정'부터 최철호 논란까지 '동이'가 만들어낸 '핫이슈' 베스트 5를 뽑았다.

<'깨방정 숙정', 새로운 임금상을 만들다>
숙종시대를 이야기하며 한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 영조의 어머니 숙빈최씨의 이야기를 담아낸 '동이'는 그래서 여타 사극과 출발부터 달랐다. 이병훈 감독 역시 "기존 장희빈, 인현왕후와는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다. 기존 사극에서 그려졌던 장희빈, 숙종, 인현왕후가 아닌 다른 모습들, 인간적인 모습들을 그려낼 것이다"고 공언했었다.
이 기획의도에 맞게 초반 장희빈은 질투에 멀어 인현왕후를 내쫓는 악녀가 아니라, 현명함과 지혜로움을 갖춘 현대적인 여인으로 그려졌고, 인현왕후 역시 자신의 소신을 가진 여인으로 표현됐다.
하지만 이들 모습보다 더 파격적이었던 것은 숙종의 모습. 근엄하거나 고지식한 왕 대신 농담과 장난을 좋아하는 인간적인 모습들이 연일 화제가 됐다. 궁녀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거나, 동이와 함께 있을때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선보여 '깨방정 숙종'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런 군왕의 모습은 이병훈 감독이 기획의도가 어느정도 성공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티벳궁녀', 모든 감초 연기자를 한방에 쓰러뜨리다>
이병훈 감독의 사극에는 다양한 감초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코믹 연기가 '이병훈표 사극'을 만드는 가장 큰 요소라 할 수 있다. '동이' 역시 이광수, 이희도, 이계인 등이 출연해 감칠맛 나는 감초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들보다 더한 존재감을 나타낸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티벳궁녀'. 극중 감찰상궁 역을 맡았던 임성민 뒤에 서있던 단역 연기자로, 대사없이 무표정한 표정만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 폭발적인 화제가 됐다. '티벳'이라는 별명은 티벳 여우를 닮은 외모 때문에 누리꾼들이 붙인 별명.
이외도 유재석을 닮은 외모로 '1초 유재석'이라는 별명을 얻은 단역 배우도 한동안 화제몰이를 했다.
<최철호, 폭행 물의로 중도하차>
극 중 오윤 역을 맡았던 최철호는 지난 7월 '동이' 촬영장 근처인 용인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던 중 동석했던 여자 후배를 폭행했다. 사건이 경미해 훈방조치 된 후, 이 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이후 근처 가게에 설치된 CCTV로 인해 거짓말이 탄로났고, 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결국 최철호는 기자회견을 갖고 거듭 사죄하며 자진 하차를 표명했다.
당시 극 흐름상 오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하차로 인해 내용이 대폭 수정되기도 했다.
<'인현 죽음에 웬 트로트?', 완성도 논란>
49회 방송에는 '동이'의 중요한 장면 중의 하나인 인현왕후가 심근경색으로 죽음을 맞는 내용이 방송을 탔다. 이에 앞서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 외주제작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MBC와 대립, 촬영거부를 행사했고, 이에 '동이'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49회가 방송될 당일, 촬영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오전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던 '동이'는 오전 협상에서 극적인 타결, 부랴부랴 촬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시간으로 생방송을 방불케하는 촬영과 편집이 이어졌고, 최첨단 장비까지 동원되는 해프닝을 겪은 후 원래 시간보다 조금 늦춰진 시간에 겨우 방송될 수 있었다. 이런 사정에 따라 완성도 문제에서 큰 구멍을 보였던 것.
이병훈 감독은 후에 "당시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이미 음악이 입혀진 상태에서 다시 점검할 시간이 없었다. 방송 후에 곡과 극의 분위기 너무 안맞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하지만 재방송때는 곡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임성민, 또다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다>
배우로 전업한 후 끊임없이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임성민이 '동이'로 사극에 첫 도전하며 또다시 호된 신고식을 치뤘다. 극 중 감찰상궁으로 등장했던 임성민은 초반 어색한 말투와 표정으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후 분량이 줄며 하차설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점점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이며 시청자들로부터 '나아지고 있다'는 평을 들었다.
연기자로 데뷔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붙어 있는 임성민은 이번 논란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bonbon@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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