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5차전에 홈에서 접전을 하게 된다면 기본대로 할 것이다. 바디 체크도 필요하다면 할 것이다".
플레이오프 전적 2승2패. 13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열릴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PO 5차전 앞둔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홈에서 쇄도하는 과정에서 포수와 홈 플레이트 접전이 일어날 경우 기본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말한 기본은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막고 있을 경우 피해서 돌아가는 슬라이딩이 아니라 바디 체크를 하겠다는 뜻이다.

홈 플레이트 슬라이딩 논란은 두 차례 있었다. 먼저 지난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 3회말 2사 1,2루 최형우 적시타 때 2루 주자 채태인 홈까지 쇄도하였으나 두산 용덕한 포수에게 태그아웃 됐다.
타이밍 상으로는 세이프였으나 포수의 태그를 피하기 위해 우회하면서 포수 무릎에 걸려 홈플레이트를 터치하지 못하고 아웃 됐다. 이 과정에서 채태인이 쓰고 있던 헬멧은 깨졌고, 이마와 팔뚝에는 찰과상을 입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주자' 김동주(두산)와 '포수' 진갑용(포수)의 홈플레이트 승부가 논란이 됐다.
두산이 2-7로 뒤진 6회말 1사 1, 2루에서 손시헌의 좌전안타 때 2루주자 김동주가 홈으로 쇄도했다. 삼성 좌익수 최형우의 송구가 정확하게 홈까지 전달됐으나 타이밍에서는 분명 김동주가 세이프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동주의 슬라이딩한 발이 진갑용에 강력한 블로킹에 저지되면서 태그아웃 되고 말았다. 홈플레이트를 향해 발을 뻗었으나 진갑용의 오른발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결국 이날 두산은 7-8로 무릎을 꿇어 김동주의 홈쇄도는 더욱 아쉬움이 더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운명이 결정되는 5차전에서 자신이 주자로 홈으로 뛰어들 때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양팀 선수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OSEN은 12일 두산 홍보팀을 통해 이종욱과 최준석의 의견을 들었고, 삼성 최형우와 조동찬과는 직접 통화를 했다. 이들은 '정석 플레이'를 한 목소리로 냈다.
먼저 두산 이종욱은 "4차전에서 타이밍 상으로는 충분히 세이프였다. 정면으로 파고 들었다면 충분히 포수의 블로킹을 밀고 홈 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5차전에서 내가 홈에서 접전을 할 경우 피하는 슬라이딩이 아니라 바디 체크로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타팀 선수들과도 선후배 사이가 강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감정 싸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그러나 이것이 정석인 만큼 서로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두산 최준석도 "우리는 동업자 정신이 강하다. 그래서 경기 전에 이런 상황이 올 경우 가운데로 밀고 들어가겠다고 생각을 한다.그러나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피하게 된다"고 말한 뒤 "하지만 5차전에서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막고 있는 상황에서 접전 상황이 펼쳐지면 정석대로 가운데로 밀고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선수들도 두산 선수들의 입장과 같았다. 최형우는 "포수가 홈을 막고 있는 것은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타자들 역시도 홈플레이트를 터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고 말한 뒤 "바디 체크는 무조건 한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너무 말도 안되게 밀어붙이면 안되지만 접전에서는 서로 그렇게 한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삼성 조동찬도 같은 목소리였다. 그는 "접전 상황에서는 바디체크를 해야 한다. 포수는 장비를 갖췄지만 주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있다. 자신만의 방어책이기도 하고 1승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득점을 위해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조동찬은 2009년 8월 9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으로 쇄도하다 롯데 포수 최기문과 부딪쳐 왼쪽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조동찬은 홈을 막고 있던 최기문을 피해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충돌하며 수술까지 해야 했다.
5차전 승패에 따라 삼성과 두산의 운명은 엇갈리게 된다. 그만큼 이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득점을 하느냐, 막느냐는 단순히 1점을 올리고 주는 것을 떠나서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는 문제다.
선수들은 최대한 바디 체크를 자제하겠다는 기본 입장이지만 포수가 길을 막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정석대로 돌진하겠다는 뜻을 미리 포수들에게 알렸다. 양팀 선수들은 예의를 갖추되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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