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정재훈 선배 힘내요", '후배' 유희관의 목소리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13 10: 28

"두 개는 실투였다고 해도 두 개는 타자가 정말 잘 친 공이에요. 형이 절대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군입대를 앞두고 그라운드가 아닌 중앙석 근처에 서서 경기를 관전하던 후배는 선배의 잇단 피홈런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상무 입대를 준비 중인 두산 베어스 2년 차 좌완 유희관(24)이 포스트시즌 4피홈런으로 고개를 떨궜던 '메시아' 정재훈(30)에 대한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장충고-중앙대를 거친 동시에 2008 베이징올림픽 예비 엔트리에도 포함된 뒤 지난해 두산에 입단한 좌완 유희관은 데뷔 시즌 개막 전 일본 미야자키-쓰쿠미 전지훈련서 좋은 제구력과 강심장을 선보이며 팀 내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던 유망주. 그러나 직구구속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아 아쉬움 속에 2년 통산 21경기 평균 자책점 5.40에 그치고 말았다.
 
시즌 후 상무에 입대 지원서를 넣은 뒤 2군 훈련장이 위치한 경기도 이천으로 출퇴근하며 몸을 만들고 있는 유희관은 지난 12일 1차 합격 통보를 받았다. 내달 3일 2차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유희관은 "1군에서 좀 더 과감한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지난해 전지훈련에서는 3승을 따내면서 1군 진입 기대도 했었고 미야자키 교육리그 때는 일본팀을 상대로 20이닝 1실점도 했어요. 그런데 유독 1군에만 오르면 너무 긴장되더라구요. 제가 잘했어야 큰 무대도 섰을 텐데. 체력 테스트에서도 잘 해서 2년 동안 제대로 야구를 배워 돌아오겠습니다".
 
이야기 도중 정재훈과 관련한 말이 나왔다. 잠실에서 포스트시즌 경기가 열릴 경우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유희관은 정재훈의 잇단 피홈런에 아쉬움을 밝혔다. 올 시즌 홀드왕(23홀드)으로 활약하며 두산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등공신이 된 정재훈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2패 1홀드 평균 자책점 11.81로 고전했고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1패 평균 자책점 54.00을 기록 중.
 
 
 
페넌트레이스 동안 단 두 개의 홈런을 허용했던 정재훈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전준우, 이대호에게 홈런을 내준 뒤 플레이오프에서도 박한이와 조영훈에게 아치를 내주고 말았다. 정재훈의 피홈런 순간에 대해 유희관은 "두 개는 실투였지만 두 개는 타자가 잘 친 것이다"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를 다 지켜봤는데 전준우, 박한이의 홈런포는 실투가 공략당한 것이었습니다. 투수가 모든 공을 완벽하게 던질 수는 없잖아요. 이대호의 홈런은 포크볼이 잘 떨어졌는데 그걸 걷어 올리더라구요. 조영훈의 홈런도 몸쪽으로 낮게 가는 슬라이더였는데 그게 잘 당겨친 스윙에 걸렸을 뿐입니다. 재훈이 형이 너무 개의치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소 차가워보이는 인상의 정재훈이지만 그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도 자주 해주는 선배다. 유희관은 선배의 배려에 다시 한 번 고마워하며 반드시 명예회복에 성공하길 바랐다.
 
"선수들끼리 있을 때는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는 선배에요. 재훈이 형은 분명히 좋은 투수니까 반드시 이름값을 해낼 겁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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