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짜릿함이 가시지 않는다".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29, 삼성)는 지난 11일 두산과의 PO 4차전에서 느낀 감동을 잊을 수 없었다. 그는 8-7로 앞선 8회 2사 3루 실점 위기서 등판, 1⅓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특히 두산 강타자 김현수과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배영수는 12일 OSEN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8회 마운드를 향해 걸어갈때 3루 관중석에서 쏟아지는 함성을 느꼈다. 4년만에 느낀 짜릿함이었다"고 말했다. "아직 나를 믿어주는 분들이 많아 행복했다"는 그는 "정규 시즌보다 구위가 좋아진 것도 있겠지만 위기에 처한 팀을 살려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과 열렬한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쉽게 말해 나 혼자 잘 해서 된게 아니다"고 공을 돌렸다.

배영수는 2007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구속 향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알몸으로 섀도우 피칭에 나서고 핸드볼 공을 던지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그는 "막말로 닥치는대로 다 해봤는데 역시 죽기 살기로 하니까 되긴 된다"고 웃으며 "최고 147km까지 나왔다고 들었다. 수술 전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구속이 오르고 정교함까지 갖췄으니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4차전이 끝난 뒤 지인들의 축하 전화와 문자 메시지에 행복한 비명(?)을 지른 배영수. 그는 "경기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나도 울진 않았지만 정말 가슴이 벅차 올랐다. 그동안 고생했던 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4차전이 끝난 뒤 "배영수가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높이 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영수 역시 "포스트시즌을 치른 경험 뿐만 아니라 많은 관중 속에서 집중력이 배가 된다. 그리고 나는 승부욕이 강한 면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큰 무대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삼성과 두산은 13일 대구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내일 경기에 따라 모든게 결정된다.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자신에게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는게 목표다. 딴 생각할 여유도 없다. 오로지 이겨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영원한 에이스'라는 그의 수식어에 어울리는 각오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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