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한 점차 승부였다. 삼성이 5점차 열세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두산을 힘겹게 제치고 4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초반 0-5까지 뒤졌으나 추격전을 벌여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고 연장 11회말 박석민의 굿바이 결승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플레이오프 MVP는 박한이가 선정됐다.
삼성은 1승2패로 몰렸으나 극적으로 두 경기를 모두 잡아 3승2패의 전적으로 지난 2006년에 이어 4년만에 통산 12번째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SK를 상대로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선동렬 감독은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자신의 세 번째 우승사냥에 나선다.

두산은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게 뼈아팠다. 먼저 2승을 올리고도 2연패를 당해 통산 8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마지막에 강했던 삼성
불펜투수의 숨막히는 호투가 펼쳐지는 가운데 7회부터 영의 행진이 이어졌고 연장 11회까지 왔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이날 4안타가 되는 좌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날려 찬스를 잡았다.
톱타자 조동찬이 착실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 대구구장은 들끓기 시작했고 임태훈의 폭투를 틈타 김상수가 3루를 파고들어 1사3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신명철이 삼진으로 물러나 장탄식을 자아냈지만 박한이와 최형우가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됐다. 그리고 1할3푼3리 부진에 허덕인 박석민이 볼카운트 2-2에서 극적인 내야안타를 날려 승부를 가름했다. 빗맞은 볼이 두산 유격수 손시헌으로 느리게 굴렀고 손시헌은 포구에 실패했다. 4시간 넘는 명승부를 마감하는 천금의 결승타였다.
▲차우찬의 부진, 두산의 빅이닝
운명의 5차전. 긴장감속에 시작한 경기는 삼성 선발 차우찬의 난조로 싱겁게 끝나는 듯 했다. 1회 득점없이 비긴 두산은 2회초 선두타자 최준석의 좌전안타로 기회의 문을 열었다. 양의지가 가벼운 스윙으로 중전안타를 날렸고 희생번트로 만든 2,3루에서 임재철이 우전적시타로 주자들을 불러들여 2-0으로 앞서갔다.
차우찬은 이원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정수빈이 좌전안타로 다시 만루찬스를 잡았다. 오재원이 3유간을 가르는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고 차우찬은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계속된 2사만루에서 김동주가 바뀐투수 배영수를 2타점 중전안타로 두들겨 5-0까지 달아났다. 두산으로 승부의 추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히메네스의 물집, 역류하는 흐름
그러나 호투하던 두산 선발 히메네스 손가락에 이상이 생겨 흐름이 역류했다. 히메네스는 3회 피칭도중 오른손 엄지에 물집이 생겼고 구위가 확연히 달라졌다. 4회말 삼성이 신명철의 볼넷에 이어 1사후 최형우가 한복판 직구를 걷어올려 우중월 투런홈런을 날려 추격전을 시작했다.
기세를 이어받은 조영훈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히메네스를 강판시켰다. 삼성은 2사후 왈론드을 상대로 연속 볼넷을 얻어 만루기회를 잡고 김상수가 우익수 옆으로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4-5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경기는 다시 혼돈속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6회말 삼성 선두타자 긴갑용이 2루수 내야안타를 날렸다. 두산 수비진이 당연히 번트로 알고 전진수비를 펼치자 이영욱이 버스터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려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영욱이 무리하게 3루를 파고들다 아웃, 스스로 역전의 기회를 헌납했다.
▲히어로즈 출신 불펜전쟁…승자는 장원삼
삼성 선발 차우찬은 2회를 버티지 못하고 5실점으로 부진했다. 히메네스도 3⅓이닝 3실점으로 제몫을 못했다. 양팀은 어쩔 수 없이 불펜대결을 펼쳤다. 삼성은 배영수 정현욱 장원삼이 이어던지며 두산의 추가득점을 막았다. 장원삼은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11회까지 6이닝동안 단 1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완벽피칭을 뽑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두산은 왈론드와 고창성이 각각 한 점씩 내주고 동점을 허용했지만 6회 2사후 등판한 이현승 역시 10회말 1사까지 1안타 1사구의 쾌투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고 불펜 맞불을 놓았다. 임태훈이 바통을 이었지만 연장 11회말을 넘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장원삼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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