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5차전] '무리수'가 만든 연장 접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13 22: 17

호투하다 중요 부위에 물집이 잡힌 선발 투수는 결국 경기 분위기를 내주며 활약을 그르쳤고 동점타의 주인공은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분위기를 소강상태로 이끌었다.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 연속 무리수로 인해 승패 향방을 알 수 없던 경기로 전개되었다.
 
삼성과 두산의 올 시즌 성적을 결정짓는 일전이 벌어진 13일 대구구장. 원정팀 두산은 선발 켈빈 히메네스의 깔끔한 땅볼 유도 능력 속에 2회 타자일순 5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변수가 등장하며 경기 판도를 알 수 없게 했다. 바로 호투하던 히메네스가 오른손 엄지에 물집이 잡혀 제 투구를 보여줄 수 없었던 것.

 
3회 1사 1루 김상수 타석에서 공을 던지던 히메네스는 김상수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오른손 엄지에 물집이 잡히고 말았다. 다음 타자 조동찬을 병살처리하며 1차 위기를 넘겼으나 히메네스는 2차 위기는 넘기지 못했다. 제구력과 연관된 오른손 엄지의 물집을 우습게 봤다가 큰 코를 다친 것.
 
4회말 선두타자 신명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키는 등 제구력이 급격히 떨어진 히메네스는 결국 최형우에게 우중월 투런을 허용하며 5-2를 만들어줬다. 뒤를 이은 조영훈에게마저 중견수 키를 넘어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내준 히메네스는 결국 레스 왈론드에게 바통을 넘기고 말았다. 최고의 땅볼 유도 능력을 보여주던 에이스가 물집을 참고 던지려다 결국 무리수가 되어 호투를 그르친 것.
 
 
삼성 또한 결정적인 순간 무리수로 인해 리드를 잡는 데 실패했다. 포스트시즌 10경기에 모두 출장 중인 상대 필승 계투 고창성을 상대한 삼성은 진갑용의 2루 내야안타에 이어 번트 모션을 황급히 바꿔 버스터 타격에 들어간 이영욱의 재치있는 좌익수 방면 2루타로 5-5 동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영욱이 2루에 멈춰서야 했다. 준족의 이영욱은 2루를 거쳐 3루까지 파고들며 역전 득점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강렬하게 비췄으나 결국 두산 중계 플레이에 막혀 3루에서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김상수의 유격수 땅볼과 조동찬의 볼넷이 이어졌음을 감안하면 최소한 2사 1,2루 득점권 찬스에서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으나 이영욱의 '무리수 주루'가 6회 리드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과 다름없다.
 
경기는 히어로즈 출신 두 좌완 장원삼과 이현승의 계투 싸움을 이끌며 연장전까지 돌입한 끝에 연장 11회말 박석민의 끝내기 유격수 내야안타로 삼성의 6-5 승리로 끝이 났다. 팬들 앞에는 손에 땀을 쥐는 재미있는 경기가 연출되었으나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여유있게 기다리는 SK와의 체력 격차를 감안하면 양 팀에는 결과적인 소모전과도 같은 경기였다고 볼 수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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