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은 5차전까지 모두 한 점차 승부를 펼치고 연장전을 두 차례나 벌여 명승부를 했다. 그러나 프로답지 못한 미숙한 플레이가 많았다. 안타후 주자의 움직임, 팀배팅이 부족했다. 결국은 수비, 주루플레이, 벤치싸움에서 엇박자 등 보이지 않은 실수가 있었다. 야구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너무 많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5차전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5-0으로 앞선 4회초 두산 공격에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이종욱이 확실한 보내기 번트를 못했다. 정석 번트가 아닌 자신이 살겠다는 세이프티성 번트를 하다 실패했고 병살타로 찬스가 날렸다. 한 점만 더 뽑았다면 삼성은 백기를 들 수 있는 중요한 점수였다.
두산은 히메네스의 물집이 때문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히메네스가 계속 던지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4회 공격에서 추가득점에 성공해 6-0, 7-0이었으면 두산은 여유있는 상황에서 히메네스를 빨리 내리고 투수교체 타이밍을 빨리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삼성 10회말 공격 2사후 두산 포수 양의지가 현재윤의 파울플라이를 잡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이어 현재윤이 안타를 쳤고 임태훈은 이영욱까지 상대했다. 임태훈은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타자들과 승부가 이어졌고 11회말 박석민까지 연결되는 위기로 이어진 셈이 됐다. 투구수가 많아진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은 선발 차우찬이 부진했으나 모처럼 불펜이 잘 막아 승리로 이어졌다. 6회부터 올라온 장원삼의 볼을 두산 타자들이 전혀 치지 못했다. 두산은 이현승도 잘 던졌지만 장원삼에게 완전히 눌린 것이 이날의 결정적 패인이 됐다.
삼성승리의 수훈갑은 김상수였다. 4안타를 쳤고 11회말 1사후 2루에서 임태훈의 짧은 폭투때 발빠르게 3루를 파고든 주루플레이는 대단히 잘했다. 선배 박한이(MVP)가 잘했지만 김상수는 박한이 못지 않게 공수주에서 맹활약 했다. 앞으로 3박자를 갖춘 삼성의 톱타자로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이다.
5차전을 벌인 삼성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힘을 비축한 SK를 상대하기 때문에 불리하다. SK 공격도 강하지만 타격은 어차피 잘쳐야 3할이다. 주루에서 한 베이스에서 더 갈 수 있는 집중력의 싸움이 관건이 될 것이다. 삼성의 타격이나 주루는 완성되진 않지만 SK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투수력에서는 차우찬과 장원삼을 중심으로 권혁, 정현욱이 좋아져야 SK와 대등한 대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일권(54) 해설위원은
한국 프로야구 1세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도루왕 3연패를 비롯해 총 5차례 도루왕을 차지하는 등 ‘원조 대도’로 명성을 날리며 그라운드를 주름잡았다.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야구 올스타로 화려한 현역생활을 보냈다. 해태 타이거즈 전성기 멤버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다. 쌍방울-현대-해태-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후배들을 스타로 이끌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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