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안 떨린다. 좋은 경험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자신있다".
5차전서 가장 빛난 이는 히어로즈 출신 '우승 청부사' 장원삼(27, 삼성)이었다.
장원삼이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1피안타 1사사구로 호투, '우승 청부사'다운 모습을 보이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장원삼은 지난 겨울 넥센 히어로즈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이 거금을 들여 그를 데려왔다. 아니 모셔왔다. 좌완 선발 요원인 장원삼은 지난해까지 마운드가 약했던 삼성에게 있어서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데 꼭 필요한 카드였다. 한 마디로 우승 청부사였다.
장원삼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3승 5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팀의 1선발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했지만 이적 첫해 단숨에 팀의 1선발 자리를 꿰찼다. 히어로즈에서도 에이스였던 모습이 삼성에서도 되살아났다. 말 그대로 명불허전이었다.
그러나 장원삼은 지난 10일 잠실 두산과 3차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선동렬 감독은 "장원삼도 큰 경기 경험이 없어 많이 떨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원삼은 불과 3일만에 에이스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선발 '영건' 차우찬과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가 초반에 추입됐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어 '국민노예'정현욱도 등판했다. 삼성은 더 이상 믿을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았다.
그러자 장원삼은 네 번째 투수로 6회 마운드에 올라 연장 11회까지 최고 145km 직구에 130km 중반의 슬라이더, 여기에 110km대 낙차 큰 커브까지 섞어 던지며 두산 강타선을 꽁꽁 틀어 막았다. 2차전 부진을 충분히 만회하며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줬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장원삼은 "솔직히 두산 이현승이 의식됐다. 포스트시즌 때 통화도 많이 했다. 전광판에 양쪽으로 이름이 있으면서 느낌도 이상했다. 같은 팀에 있다 적으로 만나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리즈 전체가 너무 힘들었다. 투수들이 잘 해줬으면 조금 쉽게 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보완할 부분을 알았다.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원으로 등판한 상황이 어색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장원삼은 "불펜 소모가 많았기 때문에 많이 던지고 싶었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큰 경기 경험을 쌓았다. 3차전에서도 잘 던지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스스로 위축됐다. 오늘은 지고 있던 상황에서 등판해 부담이 없었다. 공격적인 피칭이 좋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우승 청부사' 장원삼을 성공적으로 영입하며 4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agassi@osen.co.kr
<사진>대구=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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