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명암' 엇갈린 外人, 글로버와 크루세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13 23: 10

파트너를 기다리던 수위 팀은 시즌 후반기 페이스가 좋지 않던 외국인 투수를 추가했고 차점자는 사실상의 퇴출 통보를 알린 것과 같다.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13일 대구 삼성-두산 플레이오프 5차전 종료와 함께 발표되었다.
 
SK가 2년 만의 우승기 탈환을 노리는 동시에 계투 부하도가 컸던 삼성이 팔꿈치 부상을 딛고 회복기를 거친 마무리 오승환을 포함시키며 4년 만의 우승을 꿈꾸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제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양 팀 외국인 투수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주인공은 SK의 장신 우완 게리 글로버(34)와 삼성의 파워피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9)다.

 
올 시즌 어깨, 팔꿈치, 발바닥 등 다양한 부위의 부상을 안고 6승 8패 평균 자책점 5.66에 그치며 8월 15일 두산전 이후 1군 등판 없이 재활에 힘썼던 글로버는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었다. "한국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글로버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라던 김성근 감독의 계획 속에 2군에서 재활에 힘쓰던 글로버는 지난 11일 라이브 피칭에서 100개의 공을 던지며 한계 투구수를 끌어올렸다.
 
196cm의 신장에서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자랑하는 글로버가 SK 전력에 재가세하는 것은 대단한 힘이 될 전망이다. 김광현과 카도쿠라 겐을 제외하면 믿고 맡길 선발 요원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글로버가 선발 삼각편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버는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2경기에 등판해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평균 자책점 0.96과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0.86으로 내실있는 활약을 펼쳤다. 선수에 대한 까다로운 평가 잣대를 지닌 김 감독의 기대치에 부응하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키플레이어로서의 활약 여부를 더욱 궁금하게 한다.
 
반면 크루세타는 플레이오프 1경기 1이닝 무실점을 끝으로 2010년을 마감하게 되었다. 플레이오프 3차전 연장 11회말 신예 정인욱으로 마지막 1이닝을 밀어붙이려다 8-9 끝내기 패배를 당한 선동열 감독은 경기 후 크루세타를 기용하지 않은 데 대해 "정인욱이 더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수지만 이미 감독의 믿음을 잃었다는 증거다.
 
2009시즌 9승 10패 평균 자책점 4.36으로 나름 분투한 크루세타지만 올 시즌에는 6승 10패 평균 자책점 5.25에 그치며 기대치에 어긋났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단 한 차례 등판에 그친 크루세타인 만큼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감독의 마음을 돌려놓을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쓸쓸히 퇴출 수순을 밟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글로버-크루세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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