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두산의 5부작 플레이오프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5경기 연속 1점차 승부를 벌이며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삼성과 두산의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는 명승부답게 진기록도 많이 낳았다. 그만큼 엎치락 뒤치락하는 알 수 없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 5경기 연속 1점차
5경기 연속 1점차 승부는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4경기 연속 1점차 승부는 1999년 한화와 롯데의 한국시리즈에서 한 차례 있었다. 당시 한화와 롯데는 2차전부터 5차전까지 모두 1점차의 접전을 벌였다. 무승부 포함 1점차 이내 승부도 4경기 연속이 최다였다. 2004년 현대와 삼성의 한국시리즈에서 6차전부터 9차전까지 무승부 1경기를 포함해 4경기 연속 1점차 이내에서 줄다리기했다. 하지만 삼성과 두산은 플레이오프 5경기 모두 1점차 승부를 벌였다. 또한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2.2득점이 나올 정도로 적당한 타격전이 전개돼 보는 흥미를 더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무려 6차례의 역전이라는 극적요소까지 있었다.

▲ 20시간44분
경기시간도 매우 길었다. 1차전에서 3시간59분이나 걸렸던 경기는 2차전에서 3시간13분으로 줄어들었으나 3차전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3번째로 길었던 4시간58분짜리 승부가 벌어졌다. 영화로 치면 2편 넘게 본 셈이다. 4차전에서도 4시간28분이나 걸렸는데 이 역시 8번째로 오래 걸렸던 포스트시즌 승부였다. 최종 5차전에서도 4시간6분간 경기했다. 5경기 도합 총 20시간44분짜리 드라마가 펼쳐진 것이다. 경기당 평균 소요시간이 무려 4시간9분이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9이닝 기준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8분, 연장전 포함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12분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길고 긴 승부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지루해 하지 않았다. 그만큼 접전이었다.
▲ 2차례 연장 끝내기
3차전에서 두산은 연장 11회말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6-8로 뒤지다 만루를 만든 뒤 임재철의 동점 2루타에 이어 손시헌의 끝내기 안타로 9-8 대역전승을 거뒀다. 최종 5차전에서는 삼성이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5-5 동점으로 만들더니 연장 11회말 박석민의 유격수 앞으로 굴러가는 행운의 끝내기 안타로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끝내기 승부가 2차례나 나온 것은 1989년 태평양-삼성의 준플레이오프, 1999년 삼성-롯데의 플레이오프밖에 없다. 2차례 모두 연장 끝내기 안타로 압축하면 1989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처음이다.
▲ 사구와 투수
삼성은 3차전에서 무려 5개의 몸에 맞는 볼을 얻었는데 이는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팀 최다 사구 신기록이었다. 이날 두산도 1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 양 팀 도합 6개의 사구로 한 경기 최다사구 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3차전에서 양 팀은 모두 19개 사사구 남발로 이 부문에서도 신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3차전과 4차전에서 연이틀 9명의 투수를 투입했는데 이는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최다투수 출장 타이기록이다. 3~4차전에서 삼성 역시 7명씩 투수를 투입해 2경기에서 모두 16명의 투수들이 총동원했다. 2008년 10월17일 잠실 두산-삼성의 플레이오프 2차전(17명) 다음으로 많은 경기 최다투수 출장 2위 기록을 2번이나 세운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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