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대폭발' 김상수, 삼성이 건진 최대수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14 07: 06

플레이오프를 뒤흔든 최고 강심장. 만으로 이제 스무살밖에 되지 않은 아기사자의 대반란이었다.
삼성 2년차 유격수 김상수(20)가 인상적인 포스트시즌 신고식을 치렀다. 김상수는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기록될 두산과의 2010 플레이오프 5경기 모두 유격수로 선발출장해 19타수 9안타 타율 4할7푼4리 5타점 5득점 1도루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특히 최종 5차전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연장 11회 6-5 대역전승과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플레이오프 MVP 투표에서도 21표를 얻어 박한이(26표)를 위협했다.
지난해 경북고를 졸업하고 계약금 2억8000만 원을 받으며 삼성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상수는 일찍부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대형 유격수로 평가받았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유격수로 활약했던 류중일 수비코치도 고교 시절부터 김상수에게 글러브를 선물할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그러나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A형 간염에 걸리는 등 97경기에서 타율 2할4푼4리에 그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했다.

하지만 올해 '국민유격수' 박진만의 부진을 틈타 시즌 중반부터 일약 삼성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박진만도 그에게 유격수 자리를 양보하고 3루와 2루 수비를 병행했다. 고교 때부터 인정받은 발군의 수비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로 박진만의 그림자를 지워갔다. 타율은 2할4푼5리로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사사구를 43개나 골라내며 타율보다 1할가량 높은 3할4푼4리의 출루율을 마크했다. 도루도 30개나 기록, 삼성의 한 시즌 최다도루(158개) 기록 달성에 기여했다.
김상수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나왔다. 김상수의 경험 부족을 우려해 보험 차원에서 박진만을 엔트리에 포함시켰지만 1차전부터 김상수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2차전에서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한 김상수는 3차전에서도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연장 11회 투수-1루수 사이로 굴린 기습번트 적시타는 그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4차전에서는 안타가 없었지만 종아리에 오는 공을 피하지 않는 투혼을 보였다.
5차전에서 김상수는 대폭발했다. 켈빈 히메네스-레스 왈론드-이현승-임태훈에게 차례로 안타를 뽑아냈다. 좌측·우측·중전·우중간으로 골고루 타구를 보냈다. 특히 4회말 2타점 적시타는 추격의 절정이었고 11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임태훈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특히 1사 2루 신명철 타석 때 4구째 공이 원바운드된 틈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내달리는 장면은 단연 압권. 그 순간 두산 배터리는 흔들렸고 결국 끝내기의 발단이 됐다.
큰 경기에서 떨지 않고 제 플레이를 펼쳤다는 것만으로도 김상수의 가을잔치 데뷔는 대성공이다. 득점권에서 8타수 4안타로 5할의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48이닝 동안 유격수 수비에서도 한번의 실책성 플레이조차도 없었다. 심지어 몸에 맞는 볼을 피하지 않는 투혼까지 떨쳤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생각보다 잘 해주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김상수도 "큰 무대에서 주전으로 뛴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막내답게 패기로 맞설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삼성은 5차전까지 이어진 대혈전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팀 전체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며 4년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수확이라면 김상수라는 최소 10년 이상을 책임질 대형 유격수를 발굴했다는 점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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