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SK, 두산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실력이 떨어진다. 엄살이 아니라 진심이다”며 항상 자신을 낮춘 삼성 라이온즈 선동렬(47) 감독이 두산을 물리치고 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 초반 0-5까지 뒤졌으나 추격전을 벌여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고 연장 11회말 박석민의 굿바이 결승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그런데 과연 ‘SUN’선동렬 감독이 14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도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에서 “올 시즌 우승이 아니라 내년,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1승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을 때까지만 해도 선동렬 감독의 삼성에 대한 전력 평가가 사실처럼 들렸다. 기대했던 ‘좌완 선발 듀오’ 장원삼과 차우찬은 선발로 등판해 한 번도 4회를 넘기지 못했다. 안지만, 정현욱, 권혁으로 이어지는 믿었던 철벽 중간 ‘안정권 계투진’도 부진하기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최형우와 함께 중심타선의 핵심인 박석민, 채태인이 덩달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꼭 선 감독의 말이 엄살이 아니라 정답처럼 보였다.
그러나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4,5차전을 모두 잡아 3승2패의 전적으로 지난 2006년에 이어 4년 만에 통산 12번째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되자 삼성 선수들 사이에서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우려했던 장원삼도 5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살아났고, 안지만, 정현욱 등 중간계투진도 철완을 과시했다. 2회 5실점 후 9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삼성스러운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 감독도 13일 5차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선수들이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인다. 어제 푹 쉬어서 그런 것 같다"며 "이기면 내일 훈련을 하지만 지면 휴식"이라며 승리에 대한 욕심을 나타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도 선동렬 감독은 “모든 경기가 1점차였다. 정말 힘든 경기를 했다”고 정리한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플레이오프처럼 좋은 경기도 보고 일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동렬 감독은 어떤 대답을 할까. 오후에 있을 미디어데이 때 그의 입술에서 과연 우승 출사표가 나올지, 아니면 이전과 같이 겸손함을 유지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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