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서 성공' 조영철, "내년부터는 유럽 도전" [인터뷰]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0.14 07: 49

"아직은 알비렉스 니가타를 떠날 수 없어요. 팬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으니까요. 그래도 내년 여름부터는 유럽에 도전하려고요. 더 큰 선수가 되고 싶으니까요".
어떻게 위로할지가 고민이었다. 기대와 달리 지난 12일 한일전에 결장한 탓이었다. 그러나 그 고민은 첫 만남부터 말끔히 사라졌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거친 프로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이답게 얼굴에는 그 어떤 아쉬움도 없었다.
 

오히려 그 속에 숨겨진 '열정'과 '깡(?)'이 강하게 다가왔다. J리그에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조영철(21, 알비렉스 니가타)이 그 주인공이었다. 13일 일본으로 돌아가기 앞서 조영철을 인천의 한 리조트에서 만나봤다.
▲ "깡으로 성공했어요"
조영철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것은 학성고 3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2007년. 하루 빨리 축구 선수로 성공하고 싶다는 의지 속에 J리그 요코하마 FC를 선택했다. 물론, 대우는 최저 수준이었다. 아직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어린 선수에게 뭉칫돈을 주는 구단은 없기 때문이다.
당시 조영철이 받은 연봉은 480만 엔(약 6500만 원). 일반인에게는 큰돈이지만 축구 선수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금액이다. 그러나 조영철은 돈보다는 '성공'을 꿈꾸면서 J리그를 두들겼다. 무모할 수도 있었지만 이런 도전이 지금의 조영철을 만들었다.
"K리그에서 뛸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밖에서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코하마 FC에 입단할 때는 정말 '깡'이었죠. 약팀에서 경기에 나선다는 생각으로 입단했는데 그 해 바로 2부 리그로 떨어지더라고요. 저한테는 오히려 약이었는데 당시 많은 경험이 지금의 성공을 이끌었어요".
 
▲ "J리그에서도 통한다는 느낌이었죠"
조영철은 2009년 알비렉스 니가타로 이적해 J리그로 복귀했다. 1년간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인 조영철은 2010년부터 J리그 성공시대를 열었다. 니가타가 치른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11골을 터트린 것. J리그 득점 공동 3위에 해당되는 성적이었다. 한때 득점 1위를 질주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참 준비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하고 벤치에서 경기를 보면서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어요. 올해 개막전에 선발로 출전해 득점을 터트렸어요. 2호골, 3호골이 계속 이어지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아 이제 J리그에서도 통하는 구나'는 느낌이었죠".
조영철의 성장은 "득점을 기대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도 승부를 결정짓는 선수"라는 일본 언론의 평가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영철에 대해 "한국의 가가와 신지"라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가가와 신지는 어릴 때부터 잘 알던 선수예요. 독일에서 성공한 모습을 보면 자극이 돼요. 일본에서는 과감한 드리블과 패스 그리고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이 비슷하다고 보는 거 같아요. 그러고보니 대표팀에서도 (김)신욱이 형이 저보고 "너랑 가가와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말하더라고요".
▲ "내년부터는 유럽에 도전할게요"
어느새 J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가 된 조영철이 또 다른 발전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 니가타와 계약도 올 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자연스럽게 조영철의 향방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같은 J리그의 감바 오사카는 조영철을 영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조영철은 "아직 니가타를 떠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자신을 키워 준 구단이 니가타이기 때문이다. "아직 니가타를 위해 무엇도 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도 말했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운집하는 3만 5000명의 관중에 사랑에 보답한 뒤에나 떠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영철이 생각하는 보답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쉬운 일은 아니다. 시즌 중반만 해도 선두를 위협했지만 지금은 중위권인 9위로 추락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원인이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물론, 유럽 도전의 꿈은 잊지 않았다. 그러나 서둘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좋은 활약상을 보인다면 얼마든지 유럽 무대로 떠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일단 니가타의 제안을 들어보려고 해요. 재계약에 무게를 둔다고 할까요? 니가타가 만족스러운 제안을 한다면 남을 겁니다. 그리고 내년 여름부터는 유럽에 도전해보려고요. 아시안게임이나 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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