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한국e스포츠 시장 길들이기?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0.10.14 09: 09

드디어 프로리그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현존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인 '택뱅리쌍' 이제동 이영호 김택용 송병구를 e스포츠팬들은 이번 주말부터 만나 볼 수 있다. 그러나 프로리그 시작도 전에 프로리그는 벌써부터 언론과 팬들의 관심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바로 블리자드-그래텍과 게임단-한국e스포츠협회 사이의 '지적재산권'협상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쪽은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리그개막은 인정할 수 없다'는 식의 내용증명을 보냈고, 다른 한 쪽은 'e스포츠 시장의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한 곤란하다'는 입장이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진행한 3차협상까지 순항을 거듭하던 지적재산권 협상은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의 개막을 1주일 남겨 두고 가진 4차협상부터 삐꺽거리기 시작했다. 파행 직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중재로 5차협상과 6차협상을 진행했고 어느 정도 협상의 아웃라인이 잡혔다.

문제는 협상의 핵심인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나서 나온 양측의 입장 차이.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e스포츠협회는 협상에서 1년간 3억 원을 제시했으며, 프로리그와 양대 게임방송국이 진행하는 개인리그를 이번 협상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귀띔해줬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협회의 안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블리자드와 그래텍의 거부 이유는 협회와 주최하는 리그와 방송국이 주최하는 리그를 하나로 묶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 즉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는 별도로 계약하는 것이 맞다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아마 현재 체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를 희망한 협회와 게임단들이 협상의 가이드라인을 잡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협회의 안을 블리자드와 그래텍이 거부하자 더욱 큰 사단이 일어났다. 리그 개막을 발표하지 않고 협상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블리자드와 그래텍에서는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프로리그 개막은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내용증명을 지난 11일 협회측에 발송했다.
이어 협회가 13일 리그 개막을 발표하자 블리자드-그래텍은 '더 이상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일로에 빠졌다. 한 관계자는 "아마 블리자드-그래텍측에서 법적인 소송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한국e스포츠 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며 "얻을 이득은 취하고, 양보할 것은 분명하게 양보해서 협상이 조속하게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희망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리그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많아 더 이상 개막을 미루기 힘든 입장이었다. 협상에 우리는 계속 임할 생각"이라며 대화 재재를 촉구했다.
한 가지를 인정하면 다른 문제가 생기고 있는 e스포츠 지적재산권 협상을 두고 업계의 일각에서는 블리자드-그래텍이 지난 10년간 주도하지 않았던 한국e스포츠 시장을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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