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하수'의 원인 관절신경? 척추신경?
5개월 전 축구를 하다 무릎인대를 다친 최모군(20세)은 최근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을 느꼈는데, 걷거나 뛸 때 발을 위로 들수가 없었다. 깜짝 놀라 병원을 찾은 최군은 뜻밖의 소식을 들었는데, 인대부상 때 무릎부근의 비골신경이 같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신경마비 증상을 보인다는 것. 다 나았다고 생각했던 최군은 의사의 말을 듣고 당황스러웠다.
▲무릎 다치는 사고 후에 발을 들어올리기 힘들다면 비골신경손상 가능성

최군처럼 무릎을 다치는 외상후에 발등이 위로 움직이지 않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증상을 '족하수'라고 부르는데 발등을 위로 들 수 없기 때문이 발이 아래로 처져 걷거나 뛰는데 지장을 초래한다. 마치 다리로 발을 들어 올려 발 전체를 땅에 철퍽 내려놓는 것 같은 느낌으로 걷게 된다.
척추관절전문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김경훈 원장은 "족하수는 무릎뼈 근처의 비골신경과 연관이 있다. 비골신경이 손상을 받으면 발목을 들어 올리는 힘이 빠지기 때문에 족하수가 나타나게 된다. 비골신경은 피부표면과 가까이 있는 신경이기 때문에 심하게 넘어지거나, 무릎부근이 눌리거나 끼이면 쉽게 손상될 수 있고, 운동을 하다가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같이 부상을 입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비골신경손상은 MRI 검사로도 찾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무릎, 다리가 끼이거나 비틀어지는 부상 이후에 발등이 아래로 떨어지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거나 심하게 당긴다면 비골신경손상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 비골신경손상은 말초신경으로 완전 손상되지 않는다면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거의 대부분 회복된다. 마사지나 물리치료를 시행하고 반응이 없으면 저주파를 이용해 자극을 주는 전극치료가 효과적이다.
▲외상없이 진행되는 족하수는 위급상황 허리디스크의 신호
한편 외상없이 족하수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척추 신경이 눌려서 마비가 일어났을 경우인데, 허리디스크가 대표적이다. 허리디스크로 인해서 5번 요추 신경근이 눌리게 되면 족하수가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허리의 통증과 다리 아래로 뻗어나가는 하지 방사통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비골신경손상으로 인한 족하수가 아니라면 CT검사나 MRI 검사로 허리디스크를 판별하게 된다.
비골신경같은 말초신경의 이상은 짧게는 2~3주 안에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신경이 잘리는 손상이 아닌 이상 대부분 회복이 되지만 허리디스크로 인한 족하수는 척추사이의 수핵이 튀어나와 중추신경을 누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꼭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관절전문 일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서범석 원장는 "허리디스크로 인해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떨어지고 감각이상이 온 경우에는 허리디스크가 많이 진행되었거나 급성허리디스크로 갑자기 튀어나온 신경이 수핵을 심하게 눌러 수술이 필요한 상황일 때가 많다"고 설명한다. 또한 드물게 목에 생긴 종양이 원인이 되어 신경을 누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족하수와 요통, 목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지체없이 전문병원을 찾아 척추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대소변 장애가 병행된다면 마미총 증후군으로 이때는 바로 수술이 필요하다. 만약 방치하면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양반다리, 다리꼬기, 모로 눕기 말초신경 압박해 피하는 것이 좋다
족하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비골신경은 외측으로 피부와 가깝기 때문에 외상뿐만 아니라 장기간 피부에 압박을 주거나 눌리는 것으로도 마비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양반다리, 다리꼬기처럼 무릎 외측으로 압박을 줄 수 있는 자세로 앉는 습관과 잠 잘 때 몸을 비스듬히 모로 누워서 세워 자는 버릇이다. 앉거나 잠이 들 때는 오랫동안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를 계속 유지하게 되고 비골신경이 오랫동안 압박을 받으면 손상되기 시작한다. 실제로 음주 후 모로 누워 자다가 비골신경의 압박으로 족하수가 온 사례들이 종종 있어 음주후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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