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고' 특급 선발 투수 로이 할러데이(33, 필라델피아 필리스)대 팀 린스컴(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설마 이들이 선발 맞대결을 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현실이 됐다.
미국프로야구(MLB) 필라델피아와 샌프란시스코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 할러데이와 린스컴을 각각 선발 투수로 결정했다. 할러데이와 린스컴은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투수들로서 두 선수간의 선발 맞대결도 이번이 처음이다.
필라델피아는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신시내티 레즈를 3연승을 거뒀고, 샌프란시스코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3승1패로 가볍게 물리쳤다. 덕분에 필라델피아 찰리 매뉴얼 감독과 샌프란시스코 브루스 보치 감독은 팀내 '에이스'인 할러데이와 린스컴을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기선 제압을 위해 1선발 카드로 빼들었다. 양팀 모두 선발 투수진이 강한 만큼 첫 경기에서 승리가 월드시리즈 진출에 직결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먼저 필라델피아 선발 할러데이는 불운한 스타였다. 지난 199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할러데이는 2003년 22승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지난 겨울 필라델피아로 이적하기 전까지 4년 연속 15승을 돌파하는 등 아메리칸리그를 지배하는 투수였다. 다만 소속팀 토론토의 전력이 약해 단 한번도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로 이적 올 시즌 33경기에 선발 등판해 21승 10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다. 퍼펙트게임과 노히트노런을 각각 한 차례씩 달성했다. 13년 만에 맞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도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 7일 신시내티를 상대로 한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볼넷 1개만을 내주며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것이다. 5회 2사 후 제이 브루스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이 옥에 티였을 뿐 전매특허인 투심패스트볼과 싱커, 커브를 앞세워 레즈 타선을 농락하며 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린스컴은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다.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7승을 거둔 린스컴은 2008년 18승 5패 평균자책점 2.62, 2009년 15승 7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33경기에 선발 등판 16승 10패 평균자책점 3.43을 마크, 특급 투수로서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린스컴 역시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다.
그러나 그에게 큰 경기 경험이라는 별로 중요치 않았다. 린스컴은 지난 8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삼진을 무려 14개나 잡으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린스컴은 단 2개의 안타와 볼넷 1개만을 허용하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14탈삼진은 자이언츠 팀 역사상 한 경기 최다 기록이며, 자이언츠 투수가 플레이오프에서 완봉승을 거둔 것은 2003년 10월 1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제이슨 슈미트 이후 처음이었다.
이들의 경력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그래서 할러데이와 린스컴의 맞대결을 놓고 세기의 선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2008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뉴욕 양키스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 그 패배를 앙갚음하기 위해 클리프 리를 버리고 할러데이를 데려왔다. 투타 모두 안정된 전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샌프란시스코도 린스컴을 비롯해 맷 케인, 조나단 산체스 등의 두터운 선발진과 짜임새 있는 타격으로 8년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할러데이와 린스컴. 과연 누가 진정한 '에이스'이자 월드시리즈로 이끌 '우승청부사' 역할을 할까. 두 팀간 시즌 상대 전적은 3승 3패. 올 시즌 양팀의 운명은 1차전 승패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사진>MLB.COM 제공/ 로이 할러데이(좌)-팀 린스컴(우)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