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라' VS '막아라'.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SK와 삼성이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시작하는 것이다.
15일 문학구장에서는 2010시즌 최고 왕좌를 가리는 SK와 삼성의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시작된다. SK가 시즌 상대전적에서 삼성에 10승 9패로 앞섰다. 하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두 팀은 페넌트레이스 1, 2위팀답게 투타 밸런스가 잘 잡혀져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박빙의 경기를 예고하고 있다.
SK는 올 시즌 3.71의 팀 평균자책점에 2할7푼4리의 팀타율을 기록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단연 1위고 팀 타율은 4위다. 삼성 역시 3.94로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팀 타율은 SK에 이은 5위로 2할7푼2리다.
올 시즌 양팀의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뛰는 야구였다. 팀 도루 부문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던 SK는 올해도 LG(169개)에 이어 2위(161개)에 올랐다. 6명의 선수가 두자리수 도루를 기록했다. 정근우가 가장 많은 33개였고 김강민이 23개, 박정권 17개, 조동화 15개, 나주환이 14개, 최정이 12개였다. 그 외에도 부상 부진으로 9개에 그쳤던 박재상을 비롯해 김연훈, 김재현 등 언제나 두자리수 도루가 가능한 멤버들이 즐비하다.
삼성도 뛰는 야구가 활성화 돼있다. 조동찬이 33개를 했고 김상수가 30개, 이영욱이 30개, 신명철이 20개를 성공시켰다. 여기에 강명구, 조영훈도 도루 능력이 탁월하다.
양팀은 이런 도루 센스를 지닌 타자들을 막아내지 않고서는 팀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이들이 일단 루상에 나가면 상대 배터리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피치 아웃을 통해 주자를 잡아내기도 하지만 원바운드 폭투가 나올 수도 있어 포수는 항상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다. 내야도 마찬가지다. 도루, 기습번트, 앤드 런, 버스터 등 다양한 작전수행 능력을 지닌 이들 때문에 실책이 나올 가능성도 많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와 포수들의 든든한 어깨 뿐이다. 왼손 투수가 많은 SK가 유리할 수 있으나 도루능력자에게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양팀 모두 산전수전 다 겪은 포수가 주전으로 안방을 지키고 있다. SK는 박경완이고 삼성은 진갑용이다. 둘은 모두 14일 미디어데이에 대표선수로 나와 그 중요성을 느끼게 해줬다. 두 베테랑 포수의 도루저지율은 각각 3할5푼2리와 2할7푼3리다. 박경완이 단연 앞선다. 하지만 단기전이면서 집중력을 요하는 한국시리즈라는 점에서 그 차이는 크게 나지 않을 전망이다.
도루는 일단 1~2번 막히면 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상대에게 패턴이 읽혔다고 판단하면 자제할 수 밖에 없다. 어느 팀이 먼저 이를 간파할지도 관심사다.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러 체력적인 면에서 삼성보다는 SK가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감각 면에서는 오히려 삼성이 20여일을 관중이 거의 없는 연습경기와 홍백전 위주로 훈련해 온 SK에 앞서 있다. 그 뚜껑이 이제 열리는 셈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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