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한 달 후에 출산을 앞두고 있는 예비 엄마입니다. 이제 아기를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레지만, 한편으론 출산에 대한 걱정도 큽니다. 초산에 대한 부담감도 크지만 2년 전에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아서 아기를 낳을 때 영향이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출산의 순간 아기를 보고 싶은 마음에 자연분만을 하고 싶지만 가족들이 만류를 해서요. 허리디스크가 있는 임산부는 무조건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A.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허리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자연분만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환자분의 상태를 정확히 모른 상태에서 섣불리 진단할 수는 없지만, 허리디스크가 있는 산모들중에서도 자연분만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디스크 환자들중에서 임신하신 분들이 이런 고민을 자주 토로하시곤 합니다. 일반 산모들도 출산에서 힘든 과정을 겪지만, 디스크 환자들은 임신 기간 내내 남들에 비해 더욱 조심해야 하며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임신 중에는 양수와 태아의 무게 때문에 체중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디스크가 더욱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산과정도 다른 산모에 비해 더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시작되고 본격적인 출산과정에 접어들게 되면 산모는 허리와 하반신에 힘을 주어 태아가 밖으로 나오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허리에 가해지는 통증까지 견뎌내려면 산모가 배로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질문하신 산모님처럼 초산이라면 출산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디스크가 돌출된 부위에 압박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시간 역시 길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스크 증세가 악화될 우려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산통을 겪을 때 척추에 가해지는 압박은 직, 간접적으로 디스크에 영향을 끼치므로, 무사히 출산을 했다 하더라도 그 후에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산모들은 출산 후에 극심한 요통을 겪기 때문에 출산 후 반드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산후관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산부인과 전문의와 신중히 상담을 하신 후, 척추전문의를 통해 현재 환자분의 척추상태를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임신한 여성의 경우, 임신 말기로 갈수록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면서 허리디스크를 겪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병의 진행정도나 통증의 세기 등은 개인차가 큰 편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에서 임상경험이 많은 척추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산통을 견뎌 낼만한 몸 상태라는 것을 확인 받을 수 있다면 자연분만을 하는 것 자체는 나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허리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닐 경우에는 무리한 욕심보다는 현실적인 방안을 택하는 것이 산모와 아기를 위해 옳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임신 중에는 본격적인 허리디스크 치료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증세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허리건강을 위해 각별히 관리와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출산 후 허리디스크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출산 후에는 반드시 척추 상태를 점검한 후 본격적인 산후관리와 함께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장형석박사(사진, 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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