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일이'.
"힘이 넘쳐서 흘러 죽는다". SK 전력분석팀 팀장인 김정준 코디네이션 코치가 선발 등판을 앞둔 에이스 김광현(22)의 컨디션을 표현한 말이었다. 시작은 말 그대로였다. 하지만 갑작스런 극과 극의 난조를 보이더니 강판되고 말았다.

김광현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4⅔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8탈삼진 3실점하면서 강판됐다. 총투구수는 82개였고 직구는 평균 148km부터 152km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다이내믹한 투구에서 내뿜는 김광현 특유의 슬라이더는 사실상 언터치블이었다. 143km에 불과했으나 직구처럼 날아가다 타자 바로 앞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광현표 슬라이더'는 마치 컷패스트볼이나 커브처럼 날카로운 각을 선보였다.
하일라이트는 3회 1사 후 이영욱에게 볼넷을 허용할 때까지 6연속 탈삼진 포함 7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을 때다. 김광현은 1회 2번 김상수부터 3회 7번 강봉규까지 슬라이더로만 6명의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김상수는 몸쪽 떨어지는 헛스윙했고 박석민 역시 낮은 슬라이더를 맥을 추지 못했다. 2회 역시 최형우를 바깥쪽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잡아낸 김광현은 진갑용과 신명철을 몸쪽 떨어지는 공을 속였다. 강봉규에게도 낮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던져 아웃시켰다.
6연속 탈삼진은 한국시리즈 신기록이다. 종전은 현대 김수경(현재 넥센)이 6년전인 2004년 10월 28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세운 5타자 연속 탈삼진이다. 시즌 신기록은 1989년 10월 17일 해태 선동렬이 태평양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운 것으로 돼 있는 8타자 연속 탈삼진이다.
4회까지 김상수에게 허용한 우전안타 외에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김광현이었다. 그 사이 타선은 2점을 뽑았다. 1회와 3회 각각 이호준과 박정권의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그러나 2-0으로 리드한 5회부터 김광현이 완전히 달라졌다. 선두타자 진갑용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신명철에게 2루타, 강봉규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영욱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준 김광현은 박한이 타석에서 폭투까지 범해 동점을 내줬다. 이어 박한이에게 적시타까지 허용,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다행히 교체돼 올라온 정우람이 볼넷 1개와 삼진 1개로 잘막아내 더 이상 실점은 없었다.
경기는 5회초가 끝난 현재 삼성이 3-2로 앞서고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인천=손용호 기자 /spjj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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