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포스트시즌을 위해 영입한 '메이저리거' 팀 레딩(32)이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특명을 수행하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좋은 공을 뿌렸음에도 불구하고 SK 타자들의 짧고 간결한 스윙에 고전했다. 동료들의 수비도 조금은 아숴웠다.
레딩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 SK '특급좌완' 김광현(22)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4이닝 동안 4피안타 4사사구 2실점(1자책)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8월 5일 삼성 유니폼을 입은 레딩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9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이나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입단 당시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한국타자들의 짧고 간결한 스윙에 애를 먹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정규시즌에서 SK를 상대로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아 스스로도 타자와 문학구장에 대한 낯설음을 우려했다.

아쉽게도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이날 레딩은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를 찍었고, 136km 슬라이더, 여기에 120km대 커브까지 섞어 던지며 까다로운 SK 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레딩은 SK 타자들의 짧고 간결한 스윙, 여기에 손목을 이용해 바깥쪽 슬라이더까지 커트, 또는 빗맞은 안타를 양산하자 불만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출발부터 꼬였다. 레딩은 1회말 SK 선두타자 정근우를 상대로 좋은 공을 뿌렸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포수 뒤쪽 파울 플라이를 유도했다. 그러나 포수 진갑용이 타구 판단을 빨리 하지 못하며 공을 잡지 못했다. 이어 3구째 헛스윙 삼진을 유도 했으나 진갑용이 또 다시 공을 뒤로 빠뜨리며 정근우가 낫아웃으로 1루에 출루했다.
잡아야 했던 타자를 잡지 못한 레딩은 SK 클린업 트리오에 연속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헌납했다. 레딩은 3번 '가을남자' 박정권을 상대로 유격수 앞 강습 안타로 1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어 4번 '해결사' 이호준과 7구까지 가는 신경전 끝에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지다 행운의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레딩은 3회에도 추가점을 내줬다. 빗맞은 안타가 화근이었다. 선두타자 나주환에게 볼카운트 2-2에서 구째 몸쪽 직구를 힘있게 뿌렸으나 배트가 부러지며 행운의 중전 안타를 맞은 레딩은 정근우 타석 때 1루 견제 악송구를 범했다. 정근우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박재상의 몸에 맞는 볼에 이어 박정권에게 큼지막한 우익수 플라이를 맞고 두 점째를 내줬다. 몸쪽 직구가 높게 형성되며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듯 싶었으나 공 끝에 힘이 있었다.
4회 만루 위기를 잘 넘겼으나 5회 팀이 3-2로 역전을 시킨 뒤 첫 타자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광현도 5회 마운드를 내려가며 기대했던 두 투수간의 맞대결은 조기 강판이라는 결과로 끝을 맺었다. 아쉬움은 남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3-2 리드 상황을 만들어 줬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 듯 싶다.
agassi@osen.co.kr
<사진>인천=손용호 기자/ spjji@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