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갑작스런 난조. 하지만 SK에는 '불펜의 김광현' 정우람이 있었다.
SK 좌완 불펜 정우람(25)이 위기의 순간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정우람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회 2사 1·2루 위기에서 김광현을 구원등판해 2이닝을 탈삼진 5개 포함 1피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구원승을 따냈다. 한국시리즈 개인 통산 3승째.
정우람의 등판은 갑작스러웠다. 6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한국시리즈 신기록을 세우며 쾌투를 펼치던 선발 김광현이 5회에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이며 강판된 것. 다소 이른 5회 2사 1·2루 상황에서 정우람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후속 최형우를 바깥쪽 높은 146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어갔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특유의 칼날 슬라이더로 삼성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유도했다. 진갑용 신명철 이영욱이 모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정우람의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2사 후 강봉규에게 던진 130km 슬라이더가 높게 형성돼 불의의 홈런을 맞은 것이 옥에 티였다. 7회에도 정우람은 박진만을 뜬공으로 잡은 뒤 박한이를 바같쪽 꽉차는 142km 직구로 삼진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하면서 무려 5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위력을 떨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였으며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기가 막히게 먹혀들었다. 정우람이 중간에 올라와 삼성의 예봉을 꺾어놓은 사이 SK 타선은 5~6회에만 대거 7득점하며 대세를 갈랐다. 정우람이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정우람은 지난 2008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나와 2승2홀드 평균자책점 2.25로 위력을 떨친 바 있다.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서 1홀드에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 중요한 상황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3승3홀드 평균자책점 1.86. 이만하면 새로운 '한국시리즈 사나이'라 할 만하다. SK도 언제 어떻게든 마운드에 오르는 정우람이 있어 든든하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