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투수, 왼손투수, 사이드암투수까지' 백약이 무효였다. 선발 투수가 일찍 내려간 삼성은 5회부터 중간 계투를 풀가동 승리를 지키려 했지만 한국시리즈만을 기다리고 있던 SK 타선을 막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팀 레딩에 이어 8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SK 타자들을 막는데 역부족이었다. 3-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9로 패했다.

경기 후 삼성 선동렬 감독은 "5회 리드를 잡으면서 승리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일찍부터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지키려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며 "작전에 실패한 내 책임이다'고 말했다.
삼성은 선발 레딩이 5회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4이닝 4피안타 4사사구 2실점(1자책)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레딩은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를 찍었고, 136km 슬라이더, 여기에 120km대 커브까지 섞어 던지며 까다로운 SK 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SK 타자들의 짧고 간결한 스윙, 여기에 손목을 이용해 바깥쪽 슬라이더까지 커트, 또는 빗맞은 안타를 양산하자 불만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행히 레딩은 팀이 5회 팀 타선이 터지며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어 올라온 투수들이 문제였다. 플레이오프에서 제구력 난조를 보인 '좌완 특급' 권혁이 5회 무사 1루 상황에 등판해 또 다시 스트레이트 폴넷을 내줬다. 이어 등판한 권오준은 2아웃까지 잘 잡았지만 최정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선동렬 감독은 실점을 막기 위해 '돌아온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오승환은 첫 타자 박재홍을 상대로 최고 구속 148km 직구를 뿌렸다. 그러나 제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지난 6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 후 4개월여만의 등판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오승환은 후속타자 김재현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행히 정현욱이 박경완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6회 마운드에 오른 이우선이 1사 후 정근우에게 우전안타, 박정권에 우월 2루타에 이어 '가을 남자' 박정권에게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점수차는 4-9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나자 구자운, 정인욱을 등판시켜 컨디션을 조율했다. 그나마 구자운과 정인욱이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이 위안거리다.
선동렬 감독은 "권혁이 잡아주길 바랬는데 안 됐다. 그러나 좌완 불펜은 권혁밖에 없다"며 "다음 경기에서도 필요하다면 권혁을 다시 올리겠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속에 투수들의 체력이 고갈된 삼성. 한국시리즈 첫 경기부터 투수력을 과하게 돌린 탓에 남은 경기에서 1패 이상의 충격과 후유증을 안고 가게 됐다.
agassi@osen.co.kr
<사진>인천=손용호 기자/ spjji@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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