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선동렬 감독, '내 탓이오' 외치는 까닭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0.10.16 09: 22

지난 15일 문학구장. 선동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패한 뒤 "내가 잘못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심지어 "내가 무능해서 그렇지 선수들은 잘 싸웠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가을 잔치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의미와 같다.
팔꿈치 수술 후 KS 엔트리에 합류한 오승환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권혁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감싸 안았다. 5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선발 팀 레딩을 구원 등판한 권혁은 박재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강판됐다. 오승환은 5회 2사 만루서 대타 박재홍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김재현과의 대결에서 2타점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이날 경기에 앞서 "오승환의 투구를 직접 봐야 알 것 같다"고 평가를 미뤘던 선 감독은 "오승환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충분히 쓸 수 있다"고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2사 만루 위기에서 오승환이 그 상황만 막아주면 투수 교체를 1이닝씩 빠르게 하려고 했는데 거기서 안 됐다. 5회 역전시킨 뒤 승기를 잡기 위해 투수 교체를 빠르게 한 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팀내 유일한 좌완 계투인 권혁에 대해 "그래도 써야 한다. 우리 불펜 가운데 유일한 왼손 투수인데 자신감을 갖고 승부하면 된다"고 다독였다.

선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게임"이라고 말한다. 또한 "당장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 젊은 선수들이 단기전을 경험하며 한 단계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한다. 선 감독이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 역시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배려하는 의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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