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마님'박경완(38, SK)이 한국시리즈에서 '도루 저지율 6할'을 자랑하며 발야구로 득점을 모색하는 삼성 라이온즈 주자들을 꽁꽁 묶었다. 덕분에 SK 와이번스는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 한국시리즈 1,2차전 모두 승리를 거뒀다.
박경완은 15일 1차전에서 3회초 1루에 있던 이영욱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16일 2차전에서도 4회 이영욱에게 또 다시 도루를 내줬다. 그러나 1차전 4회 김상수를 2루에서 잡아낸 뒤 2차전에서도 도루를 시도하던 6회 조동찬과 7회 박한이를 연속해서 잡아내며 삼성의 추격을 가볍게 뿌리쳤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박경완은 최고의 도루 저지율을 자랑했다. 그는 8개 구단 27명의 포수(한 차례 이상 1군 등록) 가운데 도루 저지율이 3할5푼2리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128경기에 출장 단독 스틸 76차례, 더블 스틸 3차례를 포함 50명의 주자를 베이스 근처에서 잡아냈다. 포수들의 도루 저지율은 보통 3할이 넘으면 좋다고 평가한 만큼 박경완의 기록은 대단하다.

특히 삼성은 올해 158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발야구' 명성을 떨쳤다. 조동찬이 3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그 뒤로 이영욱과 김상수가 각각 3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신명철도 20개나 성공했다. 그래서 SK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뛰는 야구를 경계했다.
그러나 박경완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삼성 발야구를 꽁꽁 묶었다. 삼성의 5차례 시도 가운데 2번만 허용하며 6할의 도주 저지율을 자랑했다. 3가지 비결을 찾을 수 있다.
▲짧은 셋 포지션 타임 SK 투수들
16일 2차전 도루 상황을 살펴보면 박경완의 능력을 알 수 있다. 박경완은 4회 이영욱에게 도루를 허용했다. 전병두의 셋 포지션 시간은 1.35초, 박경완의 2루 송구까지는 2.10초가 걸렸다. 이영욱이 1루에서 2루 베이스까지 3.42초가 걸렸다. 0.03초 차이로 세이프가 됐다.
조동찬은 6회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3.25초가 걸렸다. 그러나 '작은'이승호의 셋 포지션 시간이 1.14초에 불과했다. 박경완의 송구는 2.10초가 걸렸다. 이승호의 빠른 퀵 모션 덕분에 발 빠른 조동찬을 2루에서 잡을 수 있었다. 7회 박한이는 런 앤 히트 작전이 걸려 2루까지 3.54초가 걸렸다. 박한이의 스타트가 늦은 것을 확인한 박경완은 2.26초로 여유있게 송구 아웃시켰다.

▲정확한 송구로 0.2초 단축
박경완은 투수의 공을 잡아 홈플레이트에서 2루까지 송구하는데 2.10초가 걸린다. 강민호 1.87초, 양의지 1.95초에 비해 0.2초 가까이 늦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다. 2루 베이스 근처에 정확하게 던지면 0.2초 정도를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김일권 위원도 "박경완은 나이가 들어 이제는 젊은 선수들처럼 강한 2루 송구를 하지 못한다. 그러나 노련함에서 나오는 정확한 송구가 높은 도루 저지율 비결"이라고 칭찬했다.
▲눈치 100단…주자의 스타트를 묶어
박경완의 최대 장점은 눈치가 빠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박경완을 '눈치 100단'이라고 부른다. 투수리드 뿐 아니라 주자들을 묶는 능력이 뛰어나다. 보통 투수들이 빠른 퀵 모션으로 주자들의 움직임에 주의를 준다. 그러나 홈플레이트에 앉은 박경완은 주자들의 습관 및 그때그때 상황을 잘 파악해낸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유일하게 도루를 성공시킨 이영욱도 "경완 선배는 정말 눈치가 빠르셔서 스타트를 끊기 쉽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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