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2연패' 삼성, 무기력한 타선 어쩌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17 10: 19

어느 정도 전력차를 감안했지만 너무 무기력했다.
삼성이 SK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2연패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 그것도 연장 11회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만큼 체력적으로 어느 정도 부침이 예상됐지만 경기내용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무기력증에 빠진 듯 물방망이가 된 타선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대구 홈으로 돌아와 3~4차전을 치르는 삼성으로서는 하루빨리 타선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 무기력한 타선

1~2차전 연패의 최대 원인은 무기력한 팀 타선이었다. 2경기에서 60타수 10안타로 팀 타율이 고작 1할6푼7리밖에 되지 않았다. 2경기에서 나란히 5안타씩 때리는데 그쳤다. 그나마 볼넷 10개와 사구 3개를 얻어 팀 출루율은 3할1푼1리가 됐지만 결정타가 터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득점권에서 14타수 2안타로 팀 타율이 1할4푼3리에 불과하다. 이래 가지고는 득점을 올리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만큼 타자들이 못 치고 있다. '방망이는 믿을 게 되지 못한다'는 선 감독의 지론이 딱 들어맞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사구 투혼' 박석민이 6타수 3안타 타율 5할 1홈런 1타점으로 분전하고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이 깊은 침묵을 보이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펄펄 난 박한이(0.250)와 김상수(0.125)마저도 잠잠하다. 무엇보다도 최형우와 채태인이 각각 6타수·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는 것이 뼈아프다. 중심타자로서 무게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타선 전체의 짜임새가 떨어졌다. 선 감독은 아쉬운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못치는 것이 아쉽지, 뭐 다른 게 있겠는가"라며 웃었다. 타선의 침묵으로 인해 경기 자체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 막혀버린 작전
 
타자들이 터지지 않으니 결국 작전을 써서라도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넣고 짜내는 야구를 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작전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선동렬 감독의 고민거리다. 삼성은 2차전에서 5회 무사 1·2루에서 최형우가 초구에 보내기 번트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에 번트를 대지 못했고 하마터면 2루 주자 박한이가 포수 박경완의 송구에 걸려 아웃당할 뻔했다. 최형우는 이후 페이크 번트로 전환했으나 카운트만 낭비하다 결국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났다. 삼성의 추격 기세도 한풀 꺾였다.
7회에는 더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무사 1루에서 타자는 박석민, 주자는 박한이였다. 볼카운트는 2-3에서 선동렬 감독은 '런앤히트' 사인을 냈다. SK 투수 이승호의 공은 한가운데로 들어왔으나 박석민은 멀뚱 바라보다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났다. 스타트한 1루 주자 박한이도 2루에서 그대로 태그아웃됐다. 경기가 SK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선동렬 감독은 "최형우에게 초구에 번트 사인을 냈는데 스트라이크에 대지 못하고 빼더라. 번트에 자신이 없어 보여 치게 했다"고 아쉬워 했다. 박석민에 대해서는 "생각대로 하면 잘 되는데 그게 안 된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4번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할 정도로 선 감독은 터지지 않는 타선 때문에 고민이 많아졌다.
▲ 돌파구는 있나
선 감독은 3차전 이후 변화 여부에 대해 "변화를 줄 그게 없다"며 짧게 말했다. 상하위 타순 가릴 것 없이 집단부진에 빠져있는 시점에서 변화라는 자극을 줘서라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감한 도루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빠른 주자들이 루상에 나가있으면 과감하게 뛰라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에서 도루실패가 2차례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타자들이 치지를 못하면 득점을 가공해서라도 내야 하는 것이 포스트시즌 무대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역시 타자들이 알아서 살아나는 것이다. 타격이란 하나의 사이클이기 때문에 내려가는 때가 있으면 오를 때도 있기 마련이다. 선 감독은 17일 이동일에 선수들에게 훈련 대신 휴식을 주기로 했다. 안 되는 상황에서 연습보다는 휴식을 통해 부담을 벗어던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선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했다. 그 화살은 물론 타자들에게 향해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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