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명품송구' 박경완 뚫은 이영욱의 '자신감 & 스피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18 10: 00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SK에 내준 삼성 라이온즈 선동렬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공격에서 가장 큰 무기로 생각했던 '발야구'가 SK '안방마님' 박경완(38)에게 철저히 봉쇄됐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베이스에 나가면 적극적으로 도루 사인을 낼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그래서 였을까. SK는 삼성의 도루에 철저히 대비한 듯 보였다. 특히 박경완은 1,2차전에서 5번 가운데 3차례나 2루에서 주자를 잡아내며 아웃 카운트를 늘렸을 뿐 아니라 분위기를 SK쪽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박경완을 허수아비처럼 생각하며 베이스를 맘껏 훔치는 이가 있다. 이영욱은 2차례나 박경완의 '명품 송구'를 뚫고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영욱은 올 시즌 30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38번 시도해 8번 실패, 도루 성공율은 7할9푼이다. 도루 부문 전체 7위다. 이영욱의 SK전 도루 비결은 자신감과 스피드다.

▲"민호정도는 돼야…경완선배 어깨 강하지 않다"
이영욱은 "도루하는데는 두산보다 오히려 SK가 더 쉽다"고 말했다. 올해 정규 시즌에서 이영욱은 SK를 상대로 5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세이프 후 먼지를 털털 털었다. 이 중 4개를 박경완이 포수마스크를 쓸 때 뺏어낸 것이다. 이영욱이 남다른 자신감을 보일 만한 근거다. 이영욱도 "경완 선배님은 눈치가 빠르시다. 어깨는 약하지만 주자들이 도루를 시도하는 타이밍을 잘 잡아낸다"며 "롯데 강민호 정도는 돼야 어깨가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완은 투수의 공을 잡아 홈플레이트에서 2루까지 송구하는데 2.10초가 걸린다. 강민호 1.87초, 양의지 1.95초에 비해 0.2초 가까이 늦다. 이영욱의 말이 맞았다. 실제로 이영욱은 두산과 5경기에서 도루를 1번 시도하지 못했다. 물론 본인의 출루를 떠나서 앞뒤 타자들과 작전에 따라서 도루를 시도한다. 그러나 한 번도 베이스를 훔치지 못했다는 점은 이영욱이 많이 힘들어했다는 증거다.
▲2루까지 3.23초…스타트가 좋아
이영욱은 15일 1차전 3회 1사 후 볼넷을 골라나가 조동찬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했다. SK 선발 김광현의 셋 포지션 시간은 1.19로 최고 수준이다. 박경완의 2루 송구도 2.16초였다. 그러나 박경완의 송구가 약간 짧아 2루까지 3.23초에 끊은 이영욱은 여유있게 살았다.
16일 2차전에서도 이영욱은 4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또 다시 박경완의 송구를 뚫고 세이프가 됐다. SK 투수 전병두의 셋 포지션 시간은 1.35초, 박경완의 2루 송구까지는 2.10초가 걸렸다. 이영욱이 1루에서 2루 베이스까지 3.42초가 걸렸다. 0.03초 차이로 세이프가 됐다. 전날과 달리 단독 도루가 아닌 작전에 의한 스타트였기에 시간이 더 걸렸다. 
2차전을 마치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동렬 감독은 "오늘 비록 도루 실수가 있었지만 기회가 되면 뛰라는 사인을 냈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해서 뛸 것"이라고 말해 3차전에서도 삼성의 '발야구'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작정 뛰는 것이 아니라 박경완 송구 시간(2.10초)과 상대 투수 셋 포지션 시간을 정확히 체크 한 뒤 시도해야 이영욱처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것이 3차전 반전을 시도하는 삼성이 바라는 '발야구'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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