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충무로에서는 여우주연상을 타고 싶으면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라는 말이 새로운 공식이 되고 있다. 최근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여배우들이 스릴러 장르의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쳐, 호평을 받으며 여우주연상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여우주연상을 휩쓴 여배우는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서영희다. 서영희는 2008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추격자’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이후에 2010년 올해 영화 ‘김복남’으로 여우주연상을 다시 한번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미국 최대 장르영화제인 판타스틱페스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사실 서영희는 전도연 김혜수 손예진 등 그 동안 충무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던 여배우들에 비해 스타성과 대중성이 다소 뒤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 ‘추격자’에서 사이코패스 하정우에게 처절하게 죽임을 당하는 피해자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충무로의 연기파배우로 발돋움했다.

올해 다시 스릴러 장르에 원톱으로 도전, 영화 ‘김복남’에서 외딴 섬에 고립돼 남편과 시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같은 마을 여자 주민들에게까지 철저히 외면과 무시를 당해 종국에는 자신의 딸을 죽게 만든 모든 마을 사람들을 차례로 죽이는 김복남이라는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에 올해 국내외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고 오는 10월 29일 시상식이 열리는 제47회 대종상영화제에 본선에 오른 10대 영화에 ‘김복남’이 선정돼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자동으로 노미네이트됐다. 이로서 서영희는 ‘방자전’의 조여정, ‘시’의 윤여정, ‘하모니’의 김윤진, ‘하녀’의 전도연과 함께 여우주연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서영희 뿐만 아니라 엄정화도 영화 ‘베스트셀러’로 올해 춘사대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줘 화제가 됐다. 표절 논란에 휩싸이게 된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로 분한 엄정화는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극한의 감정 연기를 펼쳐 보이며 충무로 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앞서서는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극한의 연기를 펼쳐 보이며 스릴러적인 재미를 관객들에게 최초로 선사했던 배우는 영화 ‘세븐데이즈(2007)’의 김윤진이 있다. 김윤진은 ‘세븐데이즈’에서 능력있는 변호사로 출연, 납치된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며 고군분투했다. 김윤진 역시 이 영화로 각종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이렇듯 유독 스릴러 장르에 출연한 여배우들이 영화제 최고의 영예 중에 한 부분인 여우주연상을 휩쓸고 있다. 이는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상 극한의 감정을 표출해야 하기 때문. 이때 그 동안 일상적인 연기에서는 드러나지 않았고 보여주지 않았던 배우의 깊은 곳에서부터 내재된 감정이 폭발적으로 드러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감정의 극한일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연기에 있어서도 극한의 체력을 요구한다. 뛰고 달리고 쫓고 쫓기고, 또한 맞고 때리며 여자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션 연기조차도 눈에 광기를 띠며 몸을 사라지 않고 소화해내는 여배우들의 모습에 평단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현재 스릴러 영화에 처음 도전해 관객과 평단 모두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는 배우는 영화 ‘심야의 FM’의 수애이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분위기에 청신호를 밝힌 이 작품에서 수애는 사이코패스로 출연한 유지태와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벌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애 역시 이런 ‘스릴러 장르 도전=여우주연상’의 영화제 공식에 맞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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