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그러니까 8년 전 대구구장에서 삼성에 패했던 기억이 났다".
이틀 전 2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했던 SK 와이번스 '큰'이승호가 오늘은 구원 투수로 등판해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장소는 다름 아닌 8년 전 이승호에게 아픔과 눈물을 안겨줬던 대구구장.

이승호는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카도쿠라를 이어 3회 무사 2루에 등판해 2⅓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아내며 1사사구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이승호는 팀이 2-1로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에 등판해 자칫 분위기를 삼성에 넘겨줄 뻔 했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초반의 리드를 지켜주고 5회 1사 후 전병두로 교체했다.
이승호는 팀이 4-2로 승리를 거두며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거두며 경기 MVP가 됐다.
이승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8년 전 (이)상훈 선배가 이승엽에게 동점 홈런을 맞기 전 내가 등판해 볼넷을 내줬다"며 추억한 뒤 "경기 전에 문득 생각이 났다. 그래서 오늘 잘 던지고 싶었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마운드에 올랐을 때도, 공을 던지고 내려 왔을 때도 가슴 뭉클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3차전 투구에 대해서는 "2차전 때보다 공은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투구 매커니즘이 무너졌는데 감독님께서 곧바로 교체해 주셨다"고 말했다.
SK는 믿었던 선발 카도쿠라 켄이 2이닝 동안 사사구 5개를 남발하며 자칫 위기에 처할 뻔 했다. 그러나 '큰' 이승호의 호투 덕분에 기분 좋은 3연승을 달렸다. 이제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1승만 더 거두면 된다.
agassi@osen.co.kr
<사진>대구=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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