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팀 타율 0.191' 삼성, 지킬 점수가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19 07: 22

5회까지 리드를 해야 할 팀이 리드를 하지 못한다. 한국시리즈 3연패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삼성 이야기다.
삼성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최강 불펜의 힘으로 승승장구했다. 5회까지 리드한 60경기에서 58승2패로 9할6푼7리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안지만-정현욱-권혁으로 이어지는 '안정권 트리오'는 삼성이 가장 믿고 내세울 수 있는 필승의 카드들이었다. 그러나 정작 한국시리즈에서는 이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리드를 지켜야 할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으니 필승 카드들조차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선발 배영수가 4⅔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하며 경기의 발판을 만들어준 3차전은 그래서 더 아쉬웠다. 선동렬 감독은 정현욱이라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를 밀어붙이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정현욱은 1차전에서 좋은 구위에도 한 타자만 상대하고 교체됐는데 선 감독은 "앞으로 경기가 더 있기 때문에 계속 던지면 남은 경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서 뺐다"고 할 정도로 믿고 아껴둔 카드였다. 정현욱은 2⅓이닝을 던졌지만 삼성은 그 사이에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이기는 경기에 써야 할 필승카드를 소모해버린 것이다.

이유는 간명했다. 물먹은 타선 때문이었다. 3차전에서 삼성 타선은 7개의 안타를 뽑아냈지만, 장타가 하나밖에 없었으며 득점권에서는 단 1개의 안타도 터뜨리지 못했다. 잔루는 9개에 달했다. 작전미스로 어이없는 주루사까지 나오면서 추격흐름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한국시리즈 3경기 팀 타율이 1할9푼1리밖에 되지 않고, 득점권 타율마저도 1할1푼1리에 불과하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2.67점. 팀 전체가 얼마나 심각한 빈타에 허덕이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SK도 고비 때마다 적절한 투수교체와 그림 같은 수비로 삼성의 예봉을 꺾는다.
한국시리즈 내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 타선에는 더욱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SK 좌완 투수들로부터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작전에서는 계속해서 같은 실수가 나온다. 스트라이크에 번트를 대지 못하는 바람에 주자가 횡사가 장면이 벌써 두 차례나 나왔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방망이를 못 친다. 플레이오프와 달리 한국시리즈를 치르다 보니 너무 긴장한 것 같다"며 "경기 초반 승기를 잡았을 때 편하게 해야 하는데 너무 긴장하고 경직돼 실수가 많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은 곧 삼성의 모토와 다를 바 없는 '지키는 야구'가 성립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5회까지 리드를 잡은 경기가 한 번도 없다. 1차전에서 5회말 시작 전 3-2 리드를 잡은 것이 그나마 리드를 잡은 것이다. 이외 매경기 끌려다니는 경기를 하다 보니 지키는 야구가 안 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은 5회까지 열세시 11승41패2무로 승률이 2할4리밖에 불과하다. 지키는 야구에는 강해도 뒤집는 경기에는 약했다. 삼성의 딜레마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에는 타선이 터져야 하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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