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영화도 다시 보자!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10.19 08: 21

16만, 22만, 34만...
개봉 당시 영화의 진정성과 재미, 완성도에 있어서 떠들썩하게 알리며 표심을 얻으려고 애를 썼지만 처절하게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던 영화들이 있다.  
영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9월2일 개봉)이 16만, 영화 ‘시’(5월13일 개봉)가 22만, ‘맨발의 꿈’(6월24일 개봉)이 34만 명을 끝으로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당시 이들 작품을 본 관객들은 영화의 완성도와 진정성, 재미에 많은 박수를 보냈지만 결국 다수의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사라지게 된 이유는 영화 개봉 시기, 배급사의 스크린 수 확보, 영화의 진정성을 넘어선 ‘빵!’하고 터지는 재미를 어필하지 못했던 것 등이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위 영화가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고 해서 영화제 시상식 자리에서도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저런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 행보가 이어지고 있고 이에 미쳐 영화를 챙겨보지 못했던 관객들은 “지금이라도 저 영화를 챙겨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살짝 후회가 들기도 하는 상황이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저예산 영화로 처음 30개의 상영관에서 시작해 100개 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싶어도 퐁당퐁당 상영이나 주요 황금시간대에 영화가 배치되지 못하는 등 메이저 배급사의 힘에 밀려 스크린을 지키지 못했다. 이에 영화가 개봉한다고 해도 관객들이 볼 수 있는 시간에 상영되지 않아 아쉬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복남’이 연일 국내외로 수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열린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제4회 시네마디지털서울에서 ‘버터플라이 부문’에서 수상했다. 또한 최근 미국 최대 장르영화제인 판타스틱페스트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줘 화제가 됐다. 
 
월드컵 시즌에 개봉해 축구로 쏠린 관심으로 인해 철저하게 관객들에게 외면 받았던 영화는 바로 박희순 주연의 영화 ‘맨발의 꿈’이다. ‘맨발의 꿈’은 동티모르 아이들의 오로지 축구를 향한 꿈과 희망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호평을 이끌어냈었다. 하지만 관객들이 당시 극장보다는 TV의 월드컵중계에 온통 관심이 쏠려 ‘맨발의 꿈’에 무관심했다.
최근 ‘맨발의 꿈’을 연출한 김태균 감독이 제19회 금계백화장 영화제 외국어 영화부문 감독상을 수상해 이목이 집중됐다. 이 시상식은 현재 홍콩의 금상장과 대만의 금마장과 함께 중화권의 3대 영화제로 손꼽힌다.
지난 제 18회 금계백화장 영화제에서는 ‘마더’의 김혜자가 해외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특히, 지난 15회 시상식에서는 ‘내 머리속의 지우개’의 손예진이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해,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과 인기가 높은 영화상이기도 하다.
이번 19회 금계백화장 영화제에는 총 24개국 29편의 작품이 참가한 가운데 ‘맨발의 꿈’의 김태균 감독이 외국어영화부문 감독상을 수상, 유쾌한 웃음과 실화의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던 영화의 진정성을 해외에서도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 칸 영화제를 들썩였던 영화 ‘시’도 관객들에게 “어렵고 지루하고 난해한 영화”라는 편견을 심어줘 흥행의 운과는 빗겨갔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영화의 주연을 맡은 윤정희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줄리엣 비노쉬와 각축을 벌였다. 영화의 완성도와 연출, 그리고 여배우의 연기력 모두에서 해외 영화전문지의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영화도 22만명으로 끝이 났다.
 
꺼진 영화도 다시 보게 만들고 있는 이들 영화 세 편이 모두 올해 대종상영화제 본선에 올라 10대 영화로 선정됐다. 이들 10개 작품 중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 주요 부문의 시상이 이뤄진다. 공정성과 투명성에 사활을 걸었다는 대종상 시상식에서도 위 3편의 영화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영화를 당시 챙겨보지 못했던 관객들의 관심이 다시 모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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