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설 등에 휩싸인 가수 비의 2007년 6월 미국 행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07년 6월30일은 LA 스테이플스에서 공연을 하기로 한 날. 공연은 불과 시작 1시간30분에 돌발 취소됐다. 당시 공연기획사인 스타엠이 밝힌 이유는 미국 소방법 등으로 인해 무대장비를 설치할 수 없었기 때문.
지난 3년간 각종 소송으로 서로 책임 소재를 따져묻던 이 사안은 갑자기 비의 도박설로 번진 상태. 당시 공연 2주 전에 미국에 도착한 비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했다는 현지 프로모터의 주장이 뒤늦게 보도됐다. 비는 당시 행적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월드스타로 주가를 한창 올리며 미국 공연에 나섰던 비. 화려했던 스물 여섯 번째 생일을 맞았던 그에게 미국에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2007년6월17일 미국 도착 후 비의 일정은?
비가 미국에 도착한 것은 2007년 6월17일이었다. 당시 언론에는 그가 현지 프로모터 A를 만나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 등 홍보활동에 돌입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LA타임스 등과 인터뷰해 현지 언론에 월드스타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A는 당시 비와 친분을 갖고 있던 미국의 부유한 사업가로 국내 연예계에도 널리 알려졌었다. 스타엠은 “미국 공연을 맡고 있는 A는 비와 스타엠 모두와 친분이 있다”면서 “충분히 믿을만한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았다”고 밝힌 바있다.
17일부터 30일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비와 A 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일부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A는 비가 인터뷰 끝나자마자 라스베이거스로 가자고 조르고, 카지노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비의 주장은 다르다. 그에 따르면 비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끝낸 후, 공연팀을 만나고, 프로모션 일정을 소화했고, 공연연습에 몰두했다. 또 미국 현지 에이전트 업체 선정을 위해 워너브러더스 등 6군데와 미팅을 했다.
# 비의 라스베이거스행, 심각한 도박습관이었나?
비는 라스베이거스에 가긴 했다. 비의 생일은 6월25일. 비 측의 주장에 따르면 월드스타로 자리잡아가던 그는 라스베이거스에 있던 지인들과 생일파티를 벌였다.
24일과 25일, 1박2일 일정으로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그가 미국 내에서 알게 된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그들이 열어준 생일파티에 참석했다는 것. 그러나 하와이 공연 취소 문제가 소송으로 불거져 비는 생일파티마저 간단하게 참석하고 돌아와야 했다는 게 비 측의 설명이다.
LA공연이 있기 전에 라스베이거스를 간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가수로서 공연에 소홀했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인지, 비가 라스베이거스에 집착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인지 여부는 해석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도박 습관’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비는 펄쩍 뛰고 있다. 생일파티까지 가서도 하와이 소송 때문에 다른 일을 할 겨를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비는 18일 “A나 일부 언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심각한 수준의 ‘도박’을 한 일도 없고 그럴 겨를조차 없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즉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비 측은 ‘거액 베팅을 했다’, ‘15만달러의 도박빚을 졌다’ 등 일부 주장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 2007년6월30일 LA 공연 취소 이유는?
LA 공연은 시작 1시간30분 전 돌발 취소됐다. 현지 팬들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비와 스타엠 측은 당시 현지 스태프들의 준비 미흡을 그 이유로 들었고, 현지 프로모터인 A는 이후 각종 소송으로 비와 스타엠,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등에 책임을 물고 있다.
당시 비와 스타엠은 공연이 소방법 등으로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농구경기가 끝나자마자 전날 새벽1시30분부터 무대설치가 시작됐고, 공연 당일 오전 9시까지만 해도 모든 게 순조로웠다"면서 "그러나 이후 리프트와 조명기구가 소방법 등의 문제로 설치되지 않았고, 공연이 임박한 순간에도 무대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증거사진까지 다 찍어놓았다"면서 “티켓도 77% 이상 팔렸다고 들었다. 왜 우리가 이유도 없이 취소를 하겠나”고 말했었다.
A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공연 취소에 비 등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사기죄 등으로 비 등을 고소해왔다.
이와 관련 비 측은 “LA공연과 관련한 계약서에는 ‘소송에 앞서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절차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중재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를 이유로 JYP는 ‘동 소송을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이송해달라’는 신청을 해서 미국 법원은 이를 받아들인 바 있고, 이에 비 역시 같은 신청을 해서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중재절차를 거치라’를 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