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4차전]'훈련 도우미' 양준혁, '얘들아 나 그라운드에 더 있게 해줘'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19 16: 36

'푸른피의 전설' 양준혁(41) 어쩌면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 앞서 후배들의 훈련을 도왔다.
양준혁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앞서 후배 채태인과 박석민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하며 3연패로 맘 고생을 하고 있을 후배들을 격려했다.
원래 양준혁은 그라운드를 누비거나, 덕아웃을 지켜야했다. 그러나 지난 9월 19일 은퇴식을 해 더이상 경기에 뛰지 못한다. 한국시리즈 26명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해 KBO 규정에 따라 덕아웃에서도 머물지 못한 상태다. 경기장 앞 세워진 버스에서 TV를 통해서 지켜보고 있다.

19일 경기 전 "오늘도 TV에서 지켜 볼 겁니다"라는 양준혁의 말에는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 그러면서 양준혁은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우리 타자들이 체력이 많이 떨어진 듯 하다. SK 투수들의 유인구가 좋은데 우리 타자들이 말리는 바람에 볼카운트 승부를 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삼성은 1,2,3차전에서 SK 중간 좌완 투수들인 '큰'이승호, 전병두, '작은'이승호 등의 슬라이더 유인구에 말리며 범타에 그쳤다.
특히 SK 좌완 투수들을 공략해야 할 오른손 중심타자 박석민은 1차전에서 홈런을 날리며 12타석 9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심타자로서 1타점에 그치고 있다. 전날 2-4로 아깝게 패할 때, 박석민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물러났다. 후배의 분발을 학수고대하는 양준혁은 이날 박석민에게 직접 공을 토스해주며 격려와 용기를 붇돋았다.
양준혁은 양손에 3개씩 공을 집고서는 오른손에 5개를 고이 들고서 왼손으로 하나씩 하나씩 박석민에게 던져줬다. "석민아. 오늘 좋다. 일단 앞발을 딛고 허리를 돌려봐. 그러치! 지금 괘안타(괜찮다)"라는 말을 잠깐씩 건넸다. 40개 정도를 치고 나서 박석민이 인사를 하려고 하자 검지 손가락을 펴며 "한번 더"라고 던지자 박석민도 웃음을 지으며 배트를 다시 잡았다. "그래, 편안하게 돌려봐"가 양준혁이 박석민에게 건넨 마지막 멘트였다.
박석민의 타격 훈련을 돕기에 앞서 양준혁은 채태인에게 플라이 타구를 날리며 채태인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양준혁은 3루 베이스 근처에 있던 채태인에게 "태인아, 잡아봐"라고 말하며 타구를 높이 쳐 올려 내야 플라이 타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채태인은 홈플레이트 근처에 뜬 공을 보고는 조금 뛰다 말았다. 그러자 양준혁은 "(채)태인아, 좀 뛰라(뛰어라)"라고 외쳤다. 채태인도 미안했던지 가벼운 웃음과 오른손을 들며 '한번 더'를 요청했다.
이렇게 한국시리즈 4차전에 앞서 양준혁에게 주어진 시간은 끝났다. 4시를 넘어 SK 선수들이 나오자 양준혁도 삼성쪽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SK에 3연패를 당한 삼성. 만약 오늘까지 패하면 4연패로 챔피언 자리를 SK에게 내주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양준혁은 선수로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양준혁은 경기 전 SK 이만수 수석 코치를 만나 "오늘 한 번 보세요"라고 말하며 삼성의 승리를 자신했다.
agassi@osenm.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