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으로 추앙받는 김성근(68) SK 감독이 세 번째 우승 타이틀을 추가, 또 하나의 아픈 기억을 지웠다.
김성근 감독이 이끈 SK는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3-0로 승리했다. 이로써 김성근 감독은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2년만에 통산 세 번째 정상을 만끽했다. 2007년 부임해 SK 구단과 함께 한 의미있는 우승이었다.
무엇보다 SK는 한국시리즈를 4경기만에 끝내 '4전전승의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역대 6번째 밖에 없었던 기록이다.

특히 한국시리즈 마지막을 장식한 장소가 대구, 상대가 삼성이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02년 LG를 이끌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정규시즌에서 4강에 턱걸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 플레이오프에서 KIA를 잇따라 격파한 것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1위팀은 바로 김응룡 감독이 이끌던 삼성이었다.
그러나 1차전을 패한 LG는 2차전에서 승리, 균형을 이뤘으나 결국 1승 3패로 막판까지 밀렸다. 5차전에서 다시 승리를 거뒀으나 결국 6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김성근 감독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것은 물론 김응룡 감독으로부터 '야신'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당시에는 김응룡 감독이 "야구의 신(야신)과 야구를 한 것 같다"고 평했지만 사실은 스스로를 높이기 위한 '비아냥'조의 말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평생 두 번 울었는데 그 중 한 번이 그날 경기를 패한 후였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한 맺힌 경기였다.
김 감독의 SK가 삼성과 벌인 한국시리즈는 그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았다. 물론 김응룡 감독은 없었다. 대신 애제자 선동렬 감독이 있었고 이제는 한 구단을 대표하는 사장이 된 김응룡 전 감독이 있는 삼성이 상대였다.
김성근 감독은 3차전에 앞서 '8년만에 대구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소감을 묻자 "다 바뀌었다. 감독도 바뀌었고 선수도 바뀌었다"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분명 8년전 기억을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게 됐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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