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박석민 번트', 결국 삼성의 '자충수' 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19 21: 29

상대 선발투수가 견제 악송구로 스스로 흔들리던 순간이었음을 감안하면, 그것도 0-0 균형을 먼저 깰 수 있는 기회였음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결국 SK 와이번스에 4연패로 주저앉으며 4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삼성은 19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결국 2-4로 패하며 우승 깃발을 상대에게 힘없이 넘겨주고 말았다. 가장 믿을만한 투수였던 좌완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운 벼랑 끝 경기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특히 삼성은 2회말 무사 2루에서 중심타자 박석민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1사 3루로 상대를 압박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뒤를 이은 조영훈의 짧은 중견수 플라이와 박진만의 투수 앞 땅볼로 결국 선취점에 실패했다.
 
상황을 돌아보면 더욱 아쉬웠다. 지난 8월 15일 두산전 등판 이후 부상으로 인해 2달 넘게 실전 등판 기회를 갖지 못했던 상대 선발 게리 글로버는 수비 면에서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1회말 박한이의 1루 땅볼에서도 1루수 이호준과 동선이 얽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진 글로버는 2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2루 내야안타를 내준 뒤 견제를 하는 과정에서 뒤로 빠지는 악송구를 범했다. 투수가 완전히 흔들린 상황이었기에 시리즈 3경기서 3할3푼3리(9타수 3안타)로 나쁘지 않은 감각을 보인 박석민을 믿고 강공 전략을 택했어야 정석적인 야구였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은 박석민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해 아웃 카운트 하나와 최형우의 1개 루 진루를 맞바꿨다. 박빙 대결을 예상하고 꺼내든 '짜내기 전략'이었으나 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SK가 4회 3점을 선취하는 동안 삼성은 타점이 높은 글로버로부터 단 한 점도 얻지 못한 채 끌려가고 말았다.
 
보존 영상이 없어도 기록지를 통해 복기가 가능한, 1구,1구의 결과가 더욱 중요시되는 야구인 만큼 팀 전략은 결과론에 맞춰 해석될 수 밖에 없다. 투수 총력전을 염두에 둔 선 감독의 전략이었기에 선취점이 나왔더라면 선 감독이 던진 의외의 한 수가 될 수 있었으나 이는 결국 후속타 불발로 인해 실패한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farinelli@osen.co.kr 
 
<사진> 19일 대구 경기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 경기 2회말 무사 2루 박석민 보내기번트를 성공시키고 있다./ ajyoung@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