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우승] 김광현-박경완, 돌아온 우승청부사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19 21: 33

'난자리는 알아도 든자리는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난자리도 나타나고 든자리도 티가 났다. 그리고 우승의 순간을 마운드에서 함께 했다.
SK의 창단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김광현(22)과 박경완(38)이라는 두 축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김광현은 젊은 에이스다운 패기와 남다른 책임감으로 팀을 이끌었고, 박경완은 팀 전체를 아우르는 특유의 보이지 않는 장악력으로 팀을 지탱했다. 두 선수가 있었기에 SK의 우승도 '완벽'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었다.
SK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KIA와 최종 7차전까지 명승부를 벌였다. 그러나 9회말 나지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때 SK에서 나온 말이 바로 '김광현과 박경완이 있었더라면…'이었다. 나란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두 선수는 팀의 준우승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의 공백은 그 어떤 것으로도 메울 수 없었고, 박경완의 공백은 정상호가 기대이상으로 잘했지만 완벽한 공백 메우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김광현과 박경완은 시즌 초반부터 팀의 질주를 이끌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부상 회복에 있어 물음표가 붙었던 김광현이었지만, 초반부터 무섭게 승수를 쌓아나갔다. 김광현의 등판은 곧 SK의 승리였다. 박경완도 우리나이 서른아홉살에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투혼으로 홈플레이트를 철통같이 지켰다. 본연의 임무인 포수리드와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필요할 때마다 결정타를 터뜨려줬다.
김광현은 31경기에 등판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3⅔이닝을 소화하며 17승7패 평균자책점 2.37 탈삼진 183개를 기록했다. 다승왕에 오른 가운데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에서 2위에 올랐다. 선발진이 흔들렸던 SK 입장에서 김광현의 꾸준한 이닝 소화는 큰 힘이 됐다. 박경완도 무려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2리 14홈런 67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한 가운데 도루저지율에서도 당당하게 1위(0.352)에 오르는 노익장을 떨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 선수의 위력을 이어졌다. 1차전 선발로 나온 김광현은 5회 갑작스런 난조로 4⅔이닝 2실점으로 물러났지만 6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한국시리즈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마운드에 내려간 이후 팀 동료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며 단합을 이끌었다. 최종전이 된 4차전에서는 위기의 상황에 구원등판해 1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박경완도 결정적인 도루저지와 견제로 삼성의 추격 흐름을 끊는 노련한 수비를 펼쳤고 2차전에서는 쐐기 솔로포까지 터뜨리더니 4차전에서는 2안타 2타점을 몰아쳤다.
지난해 아픔을 씻고 2년만에 정상의 자리에 복귀한 SK. 그 중심에 바로 '우승청부사' 김광현과 박경완이라는 두 버팀목이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우승 순간 김광현과 박경완이 함께 부둥켜 안는 모습. SK가 그토록 그려왔던 그 모습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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