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그가 마운드에 올랐다. 우승 헹가레도 그의 몫이었다.
SK 에이스 김광현(22)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팀의 승리를 지키며 우승 순간 마운드를 지켰다. 김광현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0 리드를 지키고 있던 8회 1사 1·3루 위기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거두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4년만의 첫 세이브를 팀의 한국시리즈 통산 3번째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에서 따낸 것이다.
8회말 수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SK는 여유 있게 경기를 마치고 헹가레를 칠 것 같았다. 그러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작은' 이승호(20번)가 볼넷과 안타를 맞은 데다 실책까지 겹쳐 순식간에 1사 1·3루 위기 상황으로 돌변했다. 김성근 감독은 지체하지 않고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1차전 선발 이후 3일을 쉬고 오른 마운드로 김성근 감독은 어떻게든 여기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광현은 첫 타자 박한이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 최형우에게 최고 152km 직구로 승부해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후속 박석민에게 불의의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1점을 내준 김광현이었지만, 조영훈을 147km 바깥쪽 꽉 차는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며 위기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4차전 경기와 시리즈가 사실상 끝나는 순간이었다.
1차전에서 6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한국시리즈 신기록까지 세울 정도로 절정의 구위를 자랑했던 김광현은 그러나 5회 갑작스런 난조로 조기강판돼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4차전에서 위기의 상황에 구원등판해 1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팀의 우승과 구겨졌던 자존심을 모두 되찾았다.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그라운드 밖에서 팀의 준우승을 지켜봐야했던 아픔을 모두 씻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창단 3번째 우승의 순간 마운드에는 다름 아닌 김광현이 있었다. 지금껏 SK가 그려왔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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