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 한 명을 꼽을 수 없다. 모두가 다 MVP다".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2년만에 다시 정상을 밟은 감격에 김성근(68) 감독의 눈가는 발갛게 상기돼 있었다.
김 감독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을 상대로 4-2로 꺾은 직후 선수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으며 우승 감격을 한껏 누렸다. 특히 이호준, 박재홍 등 베테랑 선수들과 포옹을 한 후 그 어느 때보다 기쁜 표정을 지었다.

잠시 덕아웃으로 들어와 젖은 옷을 갈아 입은 김 감독은 울지 않았냐는 질문에 "울 틈이 없었다"고 웃었다. 이어 "지난 2번의 우승과 비교해 이번이 가장 쉬웠던 것 같다. 상대가 삼성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다는 뜻"이라면서 "컨디션을 알아서 잘 조절해 준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느 누구를 MVP로 꼽을 수 없다.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해줬다. 모두가 MVP다. 다들 SK다운 야구를 해줬다"고 강조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에 대해서는 1차전 선발로 나선 에이스 김광현의 공으로 돌렸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전에는 삼성을 상대로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세가 무서웠다. 그런데 1차전에서 김광현이 잘 막아주는 바람에 삼성과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면서 "삼성이 전체적으로 플레이오프 때보다 위축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1차전부터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마치 옆에서 야구를 보는 듯했다. 오늘 8~9회에 처음으로 흥분했다"며 웃었다.
또 2002년 LG 사령탑 시절 상대였던 삼성을 상대로 한 승리에 대해서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유난히 삼성에게 약했다. 그래서 이날 승리가 뜻깊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대구=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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